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면 이런저런 홍보 영상물들이 틀어져 있는데, 반가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진돗개 풍이. 하얀색에 큰 귀가 멋진 녀석이다. 시골에서 많이 봤던 누런 황구가 아닌 백구인데 늘씬하게 뻗은 몸이며, 까만 눈이 잘 어울린다. 머리도 좋아서 주인의 말을 잘 알아듣는데, 열린 문까지 닫아준다고 하니 그 영민함이 보통은 아닌 것 같다. 결국 반려견과 함께 잘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에 대한 영상이었는데, 차 이름은 기억도 안 나는데 풍이의 모습만 선명하다. 유튭에 찾아보니 조회수가 150만이 넘는 영상도 있다. 이 정도면 사람이 개를 키우는 게 아니라 풍이가 주인들을 키우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퇴근하고 집에 가보니 우리 히로가 꼬리를 흔들며 쓱 다가와서 머리를 내민다. 쓰다듬어 주다 보니 엉덩이를 들이밀며 빤히 나를 바라본다. 그다음에는 그 자리 누워 하얀 배를 보여줄 차례다. 하루 종일 누워있었는지, 이곳저곳 털이 눌려 있는 게 영락없는 후줄근하게 무릎 나온 운동복 입고 나온 꼴인데, 그 모습이 반갑고 정겹다. 씻고 나와 저녁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는데, 내 옆에 그야말로 차렷 정자세를 하고 침을 뚝뚝 흘린다. 잠시 외면할라 치면 큰 앞발을 내밀고 내가 여기 있다고 필살기인 애처로운 눈빛을 쏘아 보낸다.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모습에 고르고 골라서, 한 조각을 건네면 게눈 감추듯 꿀떡 한입이다. 밥을 다 먹고 나면 편안하게 누워 저녁 산책을 기다린다. 히로도 사실 꽤 잘생긴 편이라 몇 번 숏츠를 찍어본 적이 있었는데 할 줄 아는 게 위에 쓴 먹고 자는 일상이 전부라 그만두었다.
별로 할 줄 아는 건 없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서 주인 들어온 지도 모르고 잠만 쿨쿨 잘 때도 있지만, 천둥번개 치면 무서워서 귀를 착 접고 내 옆에서 벌벌 떨지만, 그냥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하다.
그냥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우리 곁에서 있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