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맞이하는 명절이다. 해외에 있으면 주로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연말에 귀국하는 일정을 빼곤 본국을 방문할 일이 없다 보니, 명절은 오히려 상대적인 쓸쓸함이 더해지는 시간이 되곤 한다.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의 행렬과 가족들을 방문하는 모습, 명절의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서 필요한 다이어트 등 늘 반복되는 뉴스를 보며, 라면 냄비를 마주하고 있던 시간이 많았는데 이젠 나도 그 귀성길에 가족들의 품에 기름진 음식들을 향해 길을 나설 생각을 하니 적잖이 설렌다.
부산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한 덕분에 반가운 귀성길은 늘 여행처럼 즐겁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바다와 해변을 봤지만 부산의 바다는 그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멋진 곳이다. 북유럽의 바다는 차갑고 바람이 사납다. 지중해는 따뜻하지만 먹거리가 아쉽고, 발틱해는 바다인지 강인지 경계가 애매하고, 홍해는 아직 깔끔하게 개발된곳이 적다. 부산 바다는 여러 장점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 끝에는 해송이 가득한 바위 언덕이 있고, 뒤에는 고층 빌딩들이 화려하게 빛나고, 골목에는 활기차고 맛난 먹거리들이 있는 곳이다.
요새는 해안선을 따라 나무 데크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서 바다를 바라보며 걷기도 좋다. 얼마나 가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블루리본, 미슐랭 맛집 리스트를 모아 본다. 바닷가 앞에 눈여겨 봐둔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이번엔 거기도 꼭 한번 가볼 생각이다.
일상속에서 행복한 일들을 기대하고 계획하고 찾아나서기. 2026년의 개인적인 목표였는데, 웬지 좋은 시작이 될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