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HRBP, 도대체 무슨 일 하는 사람인가요?

— “HRBP와 HR팀, 뭐가 다른가요?”라는 질문에 답해봅니다.

“요즘 HRBP라는 직무를 많이들 채용하던데요…
그냥 HR팀이랑 뭐가 다른가요?”


이 질문, HRBP를 하고 있다면 한 번쯤 꼭 듣는데요,

솔직히 말해 저희도 처음엔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저희가 일하면서 스스로 던졌던 질문들을 중심으로, HRBP라는 역할을 함께 정리해보려 합니다.



Q1. HRBP는 ‘파트너’라고 하는데, 누구의 파트너인가요?


H: 이 질문을 들으면, 저도 HRBP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떠올라요.

그땐 HRBP가 마치 ‘조직 내 구성원들의 문제 해결사’처럼 느껴졌고, 실제로도 그렇게 일했죠.

요청을 듣고, 문제를 정리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데 집중했어요. 그때 저는 ‘구성원이 고객이다’라고 생각했고, 그들을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믿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이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개별 이슈는 결국 ‘리더의 의사결정’으로 풀리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HRBP가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돼요.

그래서 지금의 저는 HRBP를 ‘리더십의 파트너’라고 정의해요. 물론 이 정의도 앞으로 바뀔 수 있겠죠.

시대가 변하고, 조직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HRBP의 역할도 달라질 테니까요.

중요한 건, 문제를 조직의 문제로 확장해서 리더가 직접 보게 하고, 해결책을 함께 찾도록 돕는 일이에요.

그걸 가능하게 만들 때 조직은 ‘사람이 잘 일하는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 굴러가는 메커니즘이 돼요.

그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HRBP입니다.


R: 저도 HRBP라는 이름에서 중요한 건 ‘BP’ — Business Partner라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HRBP가 Business Leader의 파트너라고 보는 편이에요.

누군가는 HRBP를 구성원의 파트너로, 또 누군가는 경영진의 파트너로 보기도 하죠. 그런데 저에겐 언제나 “비즈니스를 책임지는 리더의 파트너”라는 정체성이 중요했어요.

그 리더가 누구든 — 대표든, 본부장이든, 팀장이든 — 우리는 그들의 비즈니스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HR을 설계하고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도 H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공감해요. 문제를 직접 푸는 사람이 아니라, 리더가 문제를 잘 풀 수 있도록 시야를 넓히고 관점을 전환하게 돕는 사람.

그게 진짜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Q2. 채용, 평가, 조직문화, 전략… HRBP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H: 사실 어디까지가 HRBP 일이다, 선을 그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이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어요:

“지금 이 조직의 리더들이 공통으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뭐예요?”

그 문제가 채용이면, HRBP는 채용 문제를 보게 될 거고 성과 관리가 문제면, 평가지표와 보상 구조를 같이 들여다봐야겠죠. 문화나 커뮤니케이션 이슈라면, 구성원 경험 전반을 구조적으로 짚는 일도 해야 하고요.

결국 HRBP는 ‘문제 기반’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지 진단하고, 그에 맞는 HR 기능을 스스로 설계해서 가져오는 역할.

그래서 ‘HRBP의 일은 어디까지냐’는 질문은, “지금 여기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거냐”로 바뀌어야 맞다고 생각해요.


R: 맞아요. HR 전반에 걸쳐서 ‘문제 기반 해결자’ 같은 느낌이에요.

실제로 일하다 보면 담당조직에 필요한 모든 HR 역할이 HRBP에게 몰릴 때도 많아요

“이건 CoE 일이야, 이건 운영이야”라고 선을 긋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래서 HRBP의 역할은 너무 넓어지고, 가끔 혼란스러울 때도 있어요.


예전에 H랑 이야기하다가 “HRBP는 담당 조직의 인사 PO/PM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에 깊이 공감했고, 실제로 그렇게 느껴지더라고요. 담당 조직의 HR 과제를 진단하고, 그걸 풀기 위해 채용팀, 보상 담당자, 조직문화 CoE 등과 협업할 부서를 연결해 프로젝트처럼 끌고 가는 역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결국, 문제를 얼마나 제대로 정의하고, 그걸 누구와 어떻게 풀지 판단하는 역량이에요. 그게 진짜 HRBP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Q3. HR 실무 처리 vs 전략적 사고, 뭐가 더 중요할까요?


H: 경험상, 전략적 사고가 우선이에요. 실무는 반드시 따라와야 하고요.

모든 HR 기능을 HRBP가 다 직접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채용, 보상, 조직문화 등의 CoE 팀과 협력해서 일하는 구조가 중요하죠.

하지만 그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건지, 어느 기능으로 접근할 건지를 정의할 수 있는 사고력이 필요해요. 반대로, 단기 실행만 반복하는 HRBP는 문제는 관리할 수 있지만 조직을 변화시킬 힘은 갖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R: 완전 동의! 전략적 사고는 기본이에요.

이게 없으면 그냥 ‘현업 HR 지원자’로만 보이기 쉬워요.

조직의 이슈를 파악하고, 그걸 HR 언어로 구조화해서 해결 방식을 제시할 수 있어야 HRBP로서 존재감을 갖게 되는 거거든요. 비즈니스와 HR을 연결해 사고하는 감각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행력은 물론 중요하지만, 전략적 사고 없이 실행만 반복하면 문제를 통째로 놓친 채 ‘대응’만 하다가 끝나기 쉽다는 걸 자주 느껴요.


Q4. HRBP는 조직마다 다른 역할을 기대받는다는데, 그럼 기준은 뭐죠?


H: 맞아요. HRBP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조직마다, 팀마다, 심지어 리더마다 다 달라요.

그래서 저는 HRBP는 정의되는 게 아니라 실천하면서 만들어지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까지 HRBP로 일하면서 마주친 문제들 중, 정답 있는 문제는 거의 없었어요. 늘 새롭고, 늘 예상 밖의 방식으로 문제가 등장하죠. 그래서 HRBP는 '삐용 상황’을 감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문제가 터지기 전에 낌새를 포착하고, 리더와 구성원 모두와 신뢰 기반의 관계를 만들어, 문제를 ‘꺼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게 먼저예요.


R: 전적으로 동의해요. HRBP는 팀, 조직, 리더에 따라 기대받는 역할이 정말 달라요.

어떤 조직은 당장 채용 공고 하나라도 올려줄 사람이 필요하고, 어떤 조직은 성과관리 체계부터 리디자인해 줄 전략 파트너를 기대하기도 하죠. 심지어 같은 조직 내에서도, 담당하는 리더나 시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하게 될 때도 있어요.

조직은 살아 있는 유기체이니까요. 같은 문제처럼 보여도, 그걸 이루는 사람들과 맥락에 따라 해결 방식이 전혀 달라지거든요. 인사에는 ‘정답’이 없다는 걸 매번 현장에서 느껴요. 그래서 저는 HRBP 역할이 ‘정의’를 세우고 거기에 맞춰 일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역할을 실천해 가며, 조직 안에서 ‘나의 HRBP 역할’을 정립해 가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실천의 과정에서 제가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리더와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태도 같은 것들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이게 우리 조직 안에서의 HRBP구나” 하는 인식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 속에서 각 조직에 맞는 리듬과 호흡을 맞춰가게 되는 거고요!



✦ 글을 끝내며


H :

HRBP를 정의하는 일은 정말 어려워요. 하는 일도, 기대도, 기준도 다 제각각이니까요.

하지만 돌아보면, 비즈니스 리더의 파트너로서, 조직의 성공을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컨설턴트.

이게 우리가 지금 가장 가까이 두고 있는 정의가 아닐까 싶어요.


R:

맞아요 ㅎㅎ 결국 위 정의로 수렴하게 되는 것 같아요 :)

하지만 일하면서도 “HRBP가.. 내가 뭘 하는 사람이더라?”라는 질문을 계속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고,

그걸 고민하며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느낌이에요. 근데 그게 이 역할의 매력 같기도 해요.

정답이 없기에, 계속해서 문제를 풀며 만들어가는 것.

그래서 다른 동료들의 방법을 듣고, 그 과정을 함께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우리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잖아요? 이건 다음 편에서 좀 더 깊이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

저희처럼 HRBP 역할을 하면서 흔들리고, 고민하고, 스스로 정의해가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작은 실마리가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화에서 다시 만나요!



다음 화에선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리더와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해 더 디테일한 내용을 다뤄볼게요!




조직과 사람 사이, 비즈니스와 문화 사이에서 살아남고 있는
실전 HRBP들의 생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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