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이 인생에게 주는 것
삶에서 여행을 가보는 일은 중요하다.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곳에 간다는 일은 생각보다 얻을게 많다.
그러나 사람들이 여행에 대해 착각하는 게 있다. 여행은 많이 가보아야 좋다는 믿음이다.
학습심리학, 행동주의 심리학의 원조인 스키너는 강화학습 이론을 정립했는데
강화학습은 어떤 행동의 결과가 그 행동이 앞으로 다시 일어날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내가 어떤 걸 시작했을 때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 일단 시작해 보는 게 중요하고 어떤 경로로 노력을 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를 고민을 하고 시작해야 된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 생각과 고민을 충분히 해보고 시작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경험만큼 중요한 게 없다."
"경험은 다 좋다"
"경험만 하면 인생이 바뀐다."
라고 생각한다.
특히 젊을수록 경험은 많이 해볼수록 좋으니 다양하게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한 살이라도도 젊을 때 해보고 싶은 걸 다해봐야 한다. 소비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경험을 해봐야 하며 이 소비가 인생의 맛이며 나를 성장시키는 요소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걸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인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핑계다. 특히 취미나 여가로 여행하면서 인생이 성장한다고 주장하는 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여행 유투버로 성공한 빠니보틀은 자신이 여행을 소재로 유투버로 성공했기에 자신이 경험한 여행이 의미가 있었지, 그냥 여행만 많이 한 걸로는 삶에 큰 경험이나 현재의 삶에 변화나 의미를 준 게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저 낯선 나라를 다녀보고 색다른 음식과 문화를 체험한 걸로 끝났을 거라고 했다.
다양한 여행의 경험 자체가 나쁘다는 거는 아니다.
경험 자체로 의미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경험이 의미를 가져오지 않는다.
여기서 여행은 좋은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는
핵심은
성장이나 인생이 바뀌는 건 단지
경험 자체에서 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성장은 경험을 곱씹고 사고하고 성찰하는데서 온다.
A는 오랜 기간을 다양한 투자와 재테크를 해왔다.
한마디로 단 한 번도 성공을 하지 못했다.
그 여파로 현재 가족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
A는 수없는 사업과 투자 시도의 경험은 많은데 경험에서 얻은 게 없었다. 실패와 성공은 결과치라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
경험은 어느 누구보다 다양하고 많지만 그의 투자 방식이나 마인드는 성장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처음엔 신중함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조급함만 남았고 혼돈만 심해졌다.
그는 실패라는 경험을 통해 성공을 향해 보완할게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고 남들이 좋다는걸 따라 했으며, 경제 공부라고 책 몇 권과
경제지를 본 게 전부였다. 그저 운을 따르고 경험으로 얻은 예감을 믿었다.
경험은 사고의 재료다. 사고의 재료로써 의미가 있다. 좋은 인생으로 향하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경험을 많이 한다고 성공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책을 많이 읽는 것도 간접경험을 하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
경험 자체로 성장을 한다던가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다.
경험에는 반드시 사색과 실행이 동반되어야 한다.
존 듀이(1859~1952라는 철학자이며 교육학자가 있다. "민주주의와 교육"에서
인간은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지 않고
경험을 사고 및 통찰하면서 성장한다."
고 주장한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여행 자체로 인간이 성장하는 게 아니다.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여행을 통한 결과치가 나온다.
여행을 하며 그곳에서 체류하며 독특한 사업이나 문화, 삶의 방식을 보며 그 다양성을 통해 세상과 사람에 이해가 커졌다거나 돌아와서 내 생활과 일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면 여행은 삶에 플러스 요소도 마이너스 요소도 발생하며 이런 것을 고민해 보는 것이 진정한 여행을 통해 성장했다고 본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시간과 여가를 보내고 돈을 소비한 경험을 얻은 거에 불과하다.
단순히 소비하는 경험만으로는 인간이 성장하고 발전하게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2. 통찰력 키우기
경험이 성장이다. 경험이 사고의 변화이며 성장이다.
라고 하는 사람은 타고난 통찰력이 내재되어 있는 사람이다. 굳이 경험한 후에 고민하고 성찰하는 게 아니라 경험하며 내 삶이 나아지고 삶을 보는 관점이 성장했음을 자연스레 느끼는 경우이다.
이런 성찰은 매일 저녁에 하루의 일어난 일들을 노트에 써보고 그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을 돌이켜 보며 보완점을 연구하고 고민하며 글로 남겨 본다면 삶을 성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매일의 글쓰기가 통찰력 키우기 방법이다.
3. 여행을 위한 레시피
- 추구의 풀롯을 따라 여행하라.-
우리가 여행을 계획할 때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맥주 탐험, 카페 순례, 미술관, 고성이나 성당 같은 여행은 외면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떠남이라 본다.
이런 외면적 목표를 이룬 후에도 우리는 때로 정말 내가 원했고 보고 싶은 게 이것이었나 하고 회의감을 갖기도 하고 기대에 비해 실망도 한다.
건축물의 역사를 찾아보고 짓게 된 과정에서의 수많은 사람들과 과정에 얽힌 스토리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또한 생각지도 않은 어떤 것을 얻게 된다.
오래전에 겪은 일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는 기회를 여행이란 시간을 통해 가져보기도 한다.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그런 것들을 통해서 이면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을 내면적 목표를 이뤘다고 하겠다.
3. 이별의 이유
여행은 일상에서 떠남이며 여행지에서 또 다른 여행지로 떠남이다. 떠남은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가 우리가 있는 곳에서 떠나지 못하면 나로부터 벗어나 내가 속한 곳이 어떠한 곳인지 돌아볼 기회를 얻거나 되돌아오지 못하고 떠다니는 선택에 놓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통을 안고 산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어 있고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낀다.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가까운 것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떠나는 것에는 새로움 불안, 실패를 맞이할 수 있다.
여행은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남이고 두려움과 불안을 사서 경험해 보는 기회이다.
물리적인 이동 떠남을 통해서 내 마음을 재정비하고 삶의 고단함을 벗어나 새로운 나로 돌아오는 게 여행이다.
우리는 흔히 먼 곳으로 떠나는 것만 여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의무감을 느끼게 하는 물건이나 장소에서 잠시 떠나는 것 역시 여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 보면 여행은 그런 것이다.
현실의 내가 누구인지 잠시 잊어버리려고
떠나고. 현실의 내가 누구인지 잠시 버림으로써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여행을 통해 찾게 되는 게 진정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4. 나의 여행
나는 얼마 전부터 나의 고향 서울을 여행하고 있다.
서울 토박이로 태어나 살았지만 서울 곳곳을 다녀보질 못했다.
어릴 때 살던 동네와 학교나 직장 근처밖에 모른다. 서울을 모르고 알지 못했다.
무엇보다 서울이 "나의 살던 고향"인 게 어색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서울은 대한민국 전 국민의 수도이기도 하고 모든 것의 중심이다 보니 나만의 고향이 아닌 것만 같았다. 누구나 공유하고 바라다보니 내 것이란 마음에 무게가 약하게 느껴졌다.
서울을 떠나 수도권에서 오래 살다 보니 고향을 찾지 않게 되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게 마음 한구석에 뭔가 걸린 것만 같았다.
어쩌면 존재를 사랑하기 전에 그것을 제대로 모르기에 아예 좋아하려 하지 않았고. 너무 쉽게 벗어나 버리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든다.
이제야 옛 시인의 한 구절처럼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처럼"
서울 곳곳을 다녀보며 새삼스레 눈과 머리에 담으며 사진 찍고 글로 써보고 있다.
옛 동네에 가보니 많이 달라졌지만 구석구석 골목 어느 모퉁이라도 들여다보면 내가 알던, 이제야 알고 싶어진 서울을 다시 만나게 되는 일도 찾게 되겠지 싶다. 더 늦기 전에...
타이틀 그림;
이인성 화가 작품 "어느 나룻터"
(1947년 수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