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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지 성희 Nov 24. 2024

닮았지만 달랐던 그들!

'오, 나의 귀신님' 시청 후기


"오 나의 귀신님"을 다시 보면서

이 드라마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시각도 달라짐을 느끼네요  

처음 방영해서 아무 생각 없이

귀여운 박보영 배우,

엉뚱하면서 재치 넘치는 조정석 배우와 벌어지는 로맨스에 집중하면서

여러 인물과 참 호흡이

잘 맞는 흥미로운 드라마네 하며

무심히 보았답니다   


요즘 드라마가 장르 복합성을 지향하니까

그저  미스터리 호러가 극의 재미를 상승시키는 양념 역할을 하는구나 느꼈고요  

그런데 다시 보니 극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새롭게 읽히더군요



여기에 극의 기둥 역할을 하는 세 인물이 나옵니다  

첫 번째 주인공 나봉선(박보영 분)

어릴 때부터 부모 없이

무당인 할머니 손에 자란

소심하고 여린 성격의 소녀!

허기진 마음에 늘 구석진 자리에서

고개만 숙이던 아이는

어느 날부터  귀신을 보고

섬뜩한 아이라고 알려져 학창 시절 내내

나 홀로 왕따로 지냅니다

성인이 된 후 상처뿐인 고향을 떠나

요리를 좋아하게 되고,

존경하는 강선우 셰프의 식당에

보조로 취업을 하게 됩니다.

알고 보면 유명한 요리 블로거죠




두 번째 강선우(조정석 분)

바쁜 엄마 손에 방치되어

애정결핍으로 성장한 아이!

한 번도 엄마밥을 먹어본 적이 없어

밥을 끊은 자존감도 낮고

매사 쭈삣거리는 기죽은 소년이었죠!

학교에서 역시 왕따였죠. 다행히 요리에 취미를 붙여 스타셰프로 성공하죠.




세 번째 선우의 여동생 남편 최성재

(임주환 분)

고아로 8살까지 보육원에서 자라다

아이가 없는 집에 양자로 들어갑니다


늘 부모의 사랑에 굶주리다 잠깐의

행복도 제대로 누릴 새도 없이

얼마 후 동생이 태어나자

완전히 찬밥 신세가 되고 맙니다


학교에선 어찌 알았는지

고아라고 못된 동급생들에게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얻어터지고

불후한 성장시절을 보내게 되지요

다행히 성인이 된 후

운좋게 경찰이 되죠.




이 세 사람 공통점 눈치채셨죠?

어린 시절 부모님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랐고   소심한 성격에 왕따라는 닮음꼴로 출발선이 같아요.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여파가 남아서

내면은 상처투성이에 자존감도 낮고

열등감을 꽁꽁 숨기고 살아가죠.


겉으로 보기엔 번듯한 직업인으로

어릴 적 상처를 극복한 듯

티 나않지만

사실 내면은 상처 투성이 어린애가

웅크리고 울고 있죠.

아무도 모르게 자신을 포장하고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며 살아갑니다


모두 성장 과정이나 성격은 닮았다지만

세 사람은 닮은 듯 다릅니다


나봉선과 강선우는 자신의 잘못 없이

벌어진 주변상황을 애써 잊고,

비뚤어지고 억울한 마음을 다독이며,  

스스로를 괴롭혔던 사람들을 용서합니다.

내일을 위해 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며 노력합니다


그러나 최성재는 다른 선택을 합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참하게 만든 세상에

칼을 갈고 원망을 멈추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든 복수와 징벌을 합니다.

그 상대가 자신을 보고 짖어대는 개가 되었든, 파지 줍느라

자신의 경찰차를 막고 있는

손수레 끄는 노인이 되었건,

운전 중 시비 붙은 정신없는 취객이건,

아버지를 도와 식당일을 하는 가엾은 처녀가장까지  

어떤 누구라도 눈에 거슬리고 성질을 건드리거나 의심을 하면

예외가 없습니다


극 중에서 보여주길

슬프고 어둡고 외로운 마음에

시커면 악귀가 스멀스멀 다가와

온몸을 잠식합니다.

독기에 살기까지 푹 젖은 순간

악귀가 자연스레 몸 안에 자리 잡게 됩니다.

어느새  울분으로 받아들인 악마로

자신이 악마가 된 줄도 모르고

무시무시한 괴물로 살인이나 폭력을 자행합니다.

일말의 죄책 감 없이 닥치는 대로 해치웁니다.


막다른 지점에서 다다랐을 때도

돌아 올 기회를 저버리고

스스로를 비관하여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여기서 작가의 말을 피력하자면

"인간의 타고난 본질은 '선'이지만

'악'과 타협하는 순간

괴물이 돼버리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바르게 살기 위해서

악과 타협하지 않는

부단한 마음의 노력이 필요한 거 같다"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때로 흥미로운  드라마를 보며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우리가 어찌 살아가야 지표를 알려 주네요.!!  

우리가 미성년이던 시절에 보았던

책이나 영화도 세월이 지나면

달리 읽히듯이

"오 나의 귀신님!"도

다시 보니 새롭게 보이고

다른 감동을 받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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