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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티 나는 사람

어른의 부재시대에 어른을 바라보며

by 페이지 성희

칸트는

"품격 있는 사람이란 자신을 존중하면서

남도 존중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고 했습니다.

그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과 여유 때문이죠. 이것은 값비싼 옷이나 좋은 집이나 높은 지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에 대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배려심과 진심 어린 행동에서 비롯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배려하고 귀 기울여 들으려고 하는 자세, 일상에서의 품격 있는 태도의 실현은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이 같은 작은 행동과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품격을 완성하는 첫 번째 요소는 남의 말을 잘 경청한다는 것인데 단지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이해하려 하고 그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려 하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보통 사람들은 대화를 하면 대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말합니다. 진정한 대회는 경청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사람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하며 스스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게 용기를 줍니다.


이처럼 경청은 상대방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경청은 우리의 태도와 이미지를 바꿉니다.

경청은 때로는 말보다 큰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단지 말을 들어주고 이해하려는 태도로도 충분할 때가 있답니다.

특히 감정적으로 힘들 때 누군가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그 사람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청은 때로 말보다 강력합니다.

어떤 말이 위로가 되지 않을 때 그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해 주고 들어주기만 해도 우리는 깊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플라톤은 "말을 잘하는 능력만큼이나

듣는 능력도 중요하다"라고 했습니다.

경청을 잘하려면 말을 끊지 않아야 합니다. 말이 이어질 때 중간에 끼어들어 의견을 말해서도 안 됩니다. 또한 쉽게 감정을 단정 짓지 말아야 합니다. 끝까지 인내심 있게 들어주어야 합니다.

경청하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공감하는 눈빛과 몸을 기울여 듣는 행동에서 상대는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청은 작은 노력으로 큰 결과를 얻게 합니다.

칼 로저스는

"진정한 경청은 사랑의 깊은 표현이다."

라고 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방식이 경청입니다.



J 언니와의 만남은 S 동호회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첫날이라 저는 먼저 도착해서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그마하고 단아하신 저보다 한참 연배의 아주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신입인 제게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셨어요. 어른다운 배려심 깊은 태도는

삶의 내공에서 흘러나옵니다.


잠시 후 회원들이 앉을 좌석과 테이블을

앉기 편하게 넓히시고 가지런히 줄을 맞추셨어요.

보통 누굴 시키거나 굳이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알고 보니 늘 30분 먼저 오셔서

오늘 모임이 잘 이어지게 기도도 드리시고 자리도 정리하시는 솔선수범 어른이셨어요.


한 번은 친목 회식이 있었는데

오늘 내가 연금이 나오는 날이니까

내가 쏠게 하고 쿨하게 계산을 하시더군요.


회원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가는데도 들뜬 동료들이

수다에 빠져 목소리가 높아지자

"나지막이 작게!" 하시며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는지 신경을 쓰시더라고요.


J 언니는 어딜 가나 누구 하고나 한결같으세요.

시원 담백, 따스한 미소, 일상에 보내는 감사의 태도, 지도 교수에 대한 순종.....

바이올리니스트 음악가세요.

섬세하고 감성 깊은 정서와 깊은 신앙심으로 말씀을 실천하며 세상에 베풀며 사시는 분이세요.

양심과 용서, 이해심을 품고 후배나 동료들에

고민거리를 공감하며 이해해 주시려

귀 기울여 주십니다.

그분이 앉았다 일어난 자리에는 훈훈한 온기가 남아 있어요.

남들을 의식하지 않는 당당함,

세상에 대한 믿음이 담긴 몇 마디의 말에 모두 용기를 얻습니다


나이가 먹어가며 가장 아쉬운 것이

닮고 싶은 어른이 없어져 감입니다.

한 가지 행동, 한마디의 말도 놓치고 싶지않습니다.

그 분의 말을 귀담아 듣게 하고

닮고 싶게 하는 어른 말이죠.

스스로 어른임을 포기하는 시대에

귀감이 되는 분 J 언니와 오래 함께 가고 싶어요. 건강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잠시 그의 곁에 머물다 가도 따스한 미소와

배려 깊은 말, 귀담아 들어주는 경청과 긍정적인 말에 위안과 평화를 얻습니다.


닮고 싶은 어른을 곁에 두려 함은 나 또한 그러한 어른으로 커가고 싶은 염원이겠죠. 꺼지지 않고 잔잔히 불타는 믿음도 담겨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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