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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

인간은 본래 불완전하고 모순 투성이에 약한 존재다

by 페이지 성희

사람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산다고 해도 세상은 예상치 못한 불확실한 변수의 연속으로 꼬이기 일쑤이다.

마치 도시 한가운데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무리에 휩쓸려 있는데도 나 혼자만 휘황 찬란했던 지느러미가 떨어져 나간 초라한 무지개 물고기의 모습을 하고 도시를 유영하고 있는 듯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목표가 있는 곳을 향해 앞만 보고 가면 되는데 혼자만 막연한 공간에 부유하는 먼지처럼 인파 속에서 우왕좌왕하며 헤매고 있다.

사람들을 살펴야 하고 언제나 마음속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이고 불안함에 떨고 있다.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게 근사하게 보여야 할 거 같은데 돌아보면 자신의 모습은 마냥 초라하고 못마땅하기만 하다.


사람들이 누구나 믿고 사는 게 있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면 어떤 특별한 지점에 도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인생 전체를 인간이 한결같이 통제할 수 없다. 아무리 열심히 살고 특정한 목적을 향해 갈려고 애쓴다 해도 얼마든지 표류할 수 있다

인간이 긴 기간을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고 삶은 수많은 변수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음을 예상해야 한다. 그건 인간이 원래 약해서이기도 하고 외부의 작용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삶 속에서 어찌해야 나를 잃지 않고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

그것이 정답에 가깝기는 한 걸까!

묻고 또 묻고 문을 두드린다.



첫 번째, 나를 제대로 아껴주어야 한다.

"가장 먼저 나 자신을 존중하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이다.

굳이 철학자의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나 스스로를 위해서 산다고 믿고 그렇게 알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을 의식하며 타인을 위해 산다.

남의 평가나 기준에 나를 맞춰서 살기에 우리는 잠시 행복할 순 있어도 영원히 행복하지 못하다.

자존감이 낮다는 거는 알고 보면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나 스스로 내 마음을 헤아려주고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아서다.

누군가는 자신에게 플러팅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보상을 해주라고 조언한다.

혼자 떠나는 홀가분한 나만의 여행,

자신에게 좋은 물건으로 선물하기,

나를 연인처럼 때론 아끼는 친구처럼 대하고 평생 나와 다투지 않고 잘 살아가기 위한 좋은 방법들을 찾아보자.

내가 원하는 것을 주고 대접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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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삶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 전에는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을 억지로 이겨내며 사는 게 마치 내가 최선을 다해서 내 삶을 잘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삶은 고난이 있으니 참고 넘겨야 하는 게 아닐까 해서 참으며 이겨내려 애썼다.

나하나 희생하면 모두가 좋으니까 하며 버틴다.

누구나 다들 힘들게 사는 거니, 인생은 고해라는 부처의 말씀도 어찌 보면 나를 몰아치는 세뇌의 채찍일 뿐일지 모른다!

알고 보면 인간은 강하지만 말할 수 없이 약하고 여린 존재다. 한순간에 일어 서기도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참아 내서 성취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때로는 참아서 병이 되는 것도 있었다.

내 마음을 온전한 희생보다 배려의 차원에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는 30대의 끝자락에 세상 짐보따리를 혼자 짊어지고 사는 듯 버거웠다. 갑자기 부서장을 맡은 몇 해 동안 업무는 물론 몸도 힘들었다 항상 편두통과 위염으로 하루도 약을 먹지 않는 날이 없었다. 약으로 지탱했다.

독한 약은 양이 늘어나고 꾸역꾸역 삼키며 어떡하든 버티며 이겨내려 회사 생활을 꾸려가고 애써왔다. 탓이 아닌데도

내 전부인양 모든 갈 쏟아 부으며

안간힘을 쓰면서 겉으로 멀쩡한척 했다.

결국 이 모든 걸 낫게 한건 병원도 약도 아니었다. 삶을 바꾸고 난 후였다. 회사가

안정기로 나아지자 미련없이 퇴사를 하고 수도권으로 이사했다. 나를 놓아주었다.

일을 잠시 쉬고 매일 같은 시간에 등산을 했다. 피곤해서 잠을 잘 자니 저절로 약이 줄어들고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나를 아프게 하고 심지어 죽을 수도 있게 하는 것들을 놓아버리니 다른 기회의 문이 열렸다. 어찌보면 인생 실패라 할 위기 때 다른 기회로 새로운 분야의 생활이 찾아왔다. 어떤 포기는 때론 훨씬 가치가 있을 때도 다.

만약 학교가 그렇다면 자퇴도 할 수 있고 회사가 문제라면 퇴사도 할 수 있는 거다.

움겨쥔 손을 펴야 할 때가 있고,

어떡해든 이판사판 엉켜 붙들고 사활을 걸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그렇게 나 자신을 들여다 보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것에 솔직해지고 타협은 하되 양보할 수 없는 것에는 물러나지 않아야 한다.

옆에서 말리는 그 누군가의 이야기는 참조하되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한다.


세 번째는 남의 말은 적당히 새겨듣는다.

사람들은 어찌 보면 다 비슷하고 비슷하게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의 성향, 성장배경, 정서적 유대관계등 헤아려야 할 개별적인 요소가 많고 변수도 많다.

부모님이나 가족, 스승이나 절친의 말이라 해도 그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살아야 한다.

그들의 조언은 그들 삶에서 경험이나 그들 입장에서 바라본 의견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남의 말을 들을 때 확고한 자기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내가 남의 말에 혼란스럽다는 건 나의

기준이 없거나 불명확해서이다.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나의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수다쟁이 오지라퍼를 피하라


해보지 않고 조언이랍시고
내 일에 왈가왈부하는
사람의 말은
절대적으로 무시하라.
그런 조언자는 걸러도 된다.


마지막으로 비교는 나 자신과 한다.

경쟁도 나 자신과 한다는 김연아 선수는 라이벌이 자기 자신이라 했다.

"어제의 나보다 잘하면 돼요. 경쟁 상대는 없어요."와 같이 극한의 예가 아니더라도


나 자신과 비교하되
내가 건강할 수 있는 방식대로
나를 비교하라가
포인트다.


무조건적인 나 자신과의 비교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가장 내가 잘 나갔을 때 리즈시절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었으니까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오히려 "나는 이제 하락세인가 보다 나는 정점을 찍었고, 나는 더 나아갈 수 없나 보다"

하고 좌절하게 된다.


비교를 할 때는
건강하게 비교를 해야 한다.

즉 내가 그런 시절이 있으니까

나는 다시 할 수 있다.

나 저 때 잘했는데 지금의 나는 퇴물인가 하지 말고


나는 저 때에 잘했는데
그때도 나고, 지금도 바로 나야.
그러니 할 수 있어.


계속 자신을 인정하며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계속 내 발자국을 보면서 내 길을 만들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반년 넘게 글쓰기를 하며 내가 좋아하는

내 길을 가니 지금의 내 삶은 안정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치열한 나와의 싸움 끝에

나를 이기고 극복한 게 아니라

스스로 나를 인정해 주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내 자신을 북돋아 주며

꾸준히 걸어온 결과다.


지금 내 마음은 아무도 걷지 않은 새벽

이른 아침이다.

밤새 내린 아무도 밟지 않은

순결한 눈길을 걷고 있다.

길이 아니지만 내가 걸으면 내 발자국이

길을 만들고 있는 거 같은 지금.

이게 내 삶인 거 같고 내가 바라는

삶인 거 같다.

내가 내딛는 방향으로 그냥 걸으면

나의 길이 될 거 같다.

어떤 생각을 담고 어떤 글을 쓰건 세상에 하나뿐인 내가 하는 내 말이고 내 글인 거다.


이제 곁에 가는 사람이나 앞서 가는 사람을 따라 가려 발걸음을 서두르지 않아도 다.

뒤처진 사람을 돌아보거나 그의 앞에서 으쓱대지 않고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남들도 나와 같이 자신의 길을 걷는 동행자라 여긴다.

각자의 선택에 자신의 호흡과 속도에 응원하고 박수 칠 여유로운 마음이 생겼다.

이게 나의 길을 걷는다는 의미다.

신기한 게 이젠 하나도 불안하지 않다.


이제는 그저 나는 페이스만 조절하면 족하다. 또한 그렇게 나의 페이스 조절하기가 쉽다.

내 컨디션에 따라 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게 되어서다.

그저 나의 자기 관리에 힘을 쏟기만 하면 된다.

지금 나는 평온하다. 지금이 좋다.

앞으로도 늘 그때마다

지금처럼 좋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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