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호사 면허증과 교사 자격증을
모두 가지고 있는
4년 차 보건교사이자 11년 차 간호사이다.
비교과교사란 유‧초‧중‧고교에서 교과 이외의 영역을
담당하는 교사로 ‘보건, 전문 상담, 영양, 사서 교사’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대게 한 학교에 한 명씩 배치되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학교에는 보건교사만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교생이 150명 남짓인 학교에
보건교사가 이렇게 많은 이유가 뭘까.
우리 학교는 '각종학교'로 분류되는 곳으로,
정규학교에서 교육할 수 없는 특수한 내용을 교육하는 직업학교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속해 있는 '보건간호과'는
고3 학생들이 1년간 이론과 실습 교육을 통해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작년에 비정기 전보로 학교를 옮기는 동시에
3만 원의 보건교사 수당 대신
13만 원의 담임교사 수당을 받고 있다.
이 얘기를 사람들에게 하면 그게 가능하냐고,
그러면 도대체 무얼 가르치냐는 반응이 99.9%다.
매달 17일, 월급 통장에 학교 이름이 찍혀 급여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인 듯하고,
내가 가르치는 과목은 ‘인체 구조와 기능’
‘기초 간호 임상 실무’ 등의 전문교과이다.
학교에 단 한 명밖에 없는 의료인이자
교사로 보낸 2년과
고3 담임을 맡아 대학 진학과 취업을 도왔던
2년의 시간.
이렇게 공존하기 힘든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흔히 주어지지 않을 텐데 교직 경력이 비교적 짧은
내게는 거의 로또가 아닐까.
혐오와 불신의 시대라 불리는 요즘,
학교에서조차도 간혹 비교과교사와 교과교사를 분리해서 보는 시선이 있다.
‘간호사, 상담사, 영양사, 사서’를 채용하면 되지
굳이 ‘교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필요가 있느냐고.
그들은 아마 학생을 미래의 자원 혹은 일꾼 한 명쯤으로 여기고, 학교는 자원과 일꾼을 훈련시키는 곳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듯하다.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튼튼하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마음의 양식을 채울 수 있도록 하려면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교사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비교과냐 교과냐로 대립하기보다는
모든 교사들이 한 명의 교육전문가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은 나는 4년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