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죽어도 여한이 없으리(3)

나에게도 찾아 온 마음의 여유

by 졸리

WELCOME TO ICELAND, 공항에서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기쁨을 누리는 것은 잠시였으며, 가이드를 따라 관광버스로 이동하기 바빴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 창문 너머 펼처진 허허벌판과 눈 덮인 산을 보니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것만 같았다.


이동하는 버스에서 창밖을 보는데 이상하리만큼 사람과 대중교통 등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아이슬란드는 인구가 고작 40만 정도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범죄가 적은 이유도 한 다리 건너며 알 수 있는 사이라 치안이 좋은 나라라고 한다. 물론, 범죄가 아예 없다는 건 아니다.


또한 아이슬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이며, 여행객을 위한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으며, 눈길 운전 위험 등으로 배낭여행, 자유여행으로 오기에는 난도가 높은 국가이다. 그래서인지, 신혼여행으로 아이슬란드 간다고 말하니 다들 놀라는 반응이었다.



“신혼여행을 아이슬란드로 오다니, 너무 좋다”

하고 동행하는 어르신 말씀에 후회없는 선택이 될 거 같은 확신이 들었고,


아이슬란드의 첫 방문지, 굴폭포를 봤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봤을 때 만큼이나 멋졌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오로라만 생각하고 아이슬란드에 왔는데

엄청난 눈과 해가 공존하는 변화무쌍한 날씨에 놀랐고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 자체의 신비로움에 반했다.


허허벌판에 양과 말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볼 때는 몽골에 온 것마냥,

눈이 하얗게 덮인 산을 볼때는 알래스카에 온 것마냥,

눈 덮인 새 하얀 길목을 볼 때는 삿포로에 온 것마냥,

꽁꽁 얼어 동결과 해빙 된 바다를 볼 때는 북극마냥 등

한 국가에서 이렇게 많은 국가가 공존함을 연상케 했다.



폭포가 많고, 경이로운 아이슬란드의 첫날

싱벨리어국립공원 관광 후 오후 5시 5분까지 버스 앞으로 모여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해야 했는데 세 명의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 약속 안 지킨 것에 뿔이 나서

‘약속을 안지켜’ 하며 먼저 오신 어르신이 궁시렁 거렸고 가이드는 초조함에 나타나지 않은 어르신 세 분을 찾으러 나섰다.


30분이나 지나서 등장했고,

‘늦었는데 화장실도 가냐’ 하며 옆에 계신 어르신이 또 궁시렁 거리며 불편함을 내비췄다.

감히 추정해 본 건데, 어르신은 시간 맞춰 오느라,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싱벨리어국립공원을 덜 즐기고 와서 화난 것이지 않을까 ,,

우리 또한 산책로가 멋졌던 싱벨리어국립공원에서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기에,,


반면 나는 그 세명의 지각이 밉지는 않았다.

한국에서의 나였으면 뿔이 나서 씩씩 거리고 지각한 사람을 원망하며, 나의 소중한 시간이 빼앗겼다고 불평했을 것이다. 나보다 더 좋은 것을 오래 즐기고 왔음에 질투와 분노의 부정적인 감정으로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의 나는,

‘무사히 왔으니 됐다.내 몫까지 더 즐겼으니 됐다‘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곳에서 그분으로 인해 30분의 시간이 날아갔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30분 더 좋은 경치 구경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숙소 돌아가도 할 거 없는 나에게는 시간이 금이라기 보다는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존재일 뿐이었다.


이렇게 나는 마음의 여유가 있음을 스스로 느꼈고

이런 마음의 여유가 아이슬란드에 한정되지 않고 살아감에 있어서 지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조급함과 불안함보다는 너그러움과 평온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조급했던 과거의 나를 회상하면, 조급함은 나를 함정에 빠뜨리고 옥죄어 불안하게 했다. 마음에 조금 여유를 가진 삶을 살아가도록,


아이슬란드에서 이 여유를 잊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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