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를 봤다고??????
7시 조식 시작,
남들이 다 먹고 음식이 없을까봐 잽싸게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 갔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부터 일어나 조식을 기다리신 어르신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퍼고 계셨다. 햄, 시리얼, 요거트, 빵 등 생각보다 다양했고 스크램블드에그를 좋아하는 나로서, 이거 하나만 있어도 만족스러운 식사이기에 먹기도 전에 기분이 좋았다.
“저 어제 오로라 봤어요”
한 아주머니가 큰소리로 외쳤고 주변에 계시는 다른 분도 “저도 봤어요!“ 하면서 모든 시선이 그쪽으로 몰렸다.
어제 저녁에 오로라 보려고 2번이나 나갔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던 건지, 실패했던 우리로서 한번에 오로라를 마주한 그분들이 부러웠고, 피곤해서 일찍 잤던 나를 반성했다. 여행에서의 잠은 사치이다.
오늘은 기필코 오로라를 보겠다는 의지를 품고 빙하투어에 나섰다. 첫번 째로 간 곳은 프얄살론이다. 추운 날은 아닌데 바람이 세게 부니 몹시 춥게 느껴졌다.
특히 이곳은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곳이라 편하게 산책하면서 신비한 빙하를 볼 수 있다. 인생사진 몇 컷을 남기고 요쿨살론으로 갔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전이라고 했던가,
여행하면서 이렇게 피가 철철 흐른 경험은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빙하의 절경에 반했다. 빙하 위에서 사진을 한창 찍는 와중에 미끄러져 손바닥과 엉덩이를 쿵했다. 양손바닥에서 피가 엄청 흐르기 시작했고 살이 찢어졌다. 아파도 절경은 보고싶은 마음에 피를 씻어내고, 다시 빙하를 보러 갔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상처를 보니 넘어지면서 짚었던 미세한 돌 하나가 살에 박혔다. 의도치 않게 몸에 돌 하나 새겼다.
아이슬란드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보이는 장면들이 마치 움직이는 사진관에 온 것마냥, 하나도 버릴 게 없는 절경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떨어진 돌덩이들과 절벽, 풍화작용에 의해 형성된 자연의 신비함이 오래도록 경탄케 했다.
저녁 해를 이렇게 간절히 기다려 본 것은 처음이다. 하루 한시라도 빨리 오로라가 보고 싶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숙소 앞에 모였고 목이 꺾일 정도로 하늘만 바라 보았다. 하늘에 뿌연 게 떠다니는데 모두들 오로라 떴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육안으로 보이는 하얀 줄기 같은 게 사진으로 찍으니 초록으로 보였다. 신기했다. 하지만 육안으로 찬란한 오로라가 보고 싶었는데 오늘도 실패이다. 다시 내일을 기약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