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죽어도 여한이 없으리(6)

날씨 운이 지지리 없는 날

by 졸리


아침부터 해저터널을 지나 약 3시간 이동하여 도착한 곳은게르두베르그 절벽이다. 안개에 가려지고 눈으로 뒤덮여 절벽의 형태조차 명확히 보이지 않았다. 인증 사진을 찍는 것조차 민망할 정도였다. 우비와 우산이 없어서 몰골은 초리하기 짝이 없었다. 흐린 날이 우리 여행을 계속 망치고 있었고 실망감이 계속해서 커져갔다.


다음 장소는 검은 교회와 물개 구경, 검은 교회는 아담하고 예뻤지만 쏟아지는 비 때문에 인증 사진은 우리에게 사치였다. 물개를 보러 이트리퉁가에 갔지만 멀리서 콩알 만한 사이즈로 보여서 인상이 크게 남지 않았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내리는 비와 흐린 먹구름은 우리가 간절히 소망하는 오로라를 멀게 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이틀 밤이 남았으니 희망을 잃지 않기로 했다.


날씨가 여행을 방해한 덕분(?)인지 동행하는 사람들은 날씨를 욕하면서 더욱 돈독해졌고 오로라를 보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를 했다.

우리의 기도가 약했던 건지, 오로라가 다음에도 우리가 보고 싶어서 또 여행 오라고 나타나지 않는 건지, 잠들기 전까지 오로라를 생각하고 자다가 눈을 떠서 창문을 바라보고, 한밤중에 문 열고 밖에도 나가 보았지만 먹구름에 가려 오로라 형태조차 볼 수 없었다. 속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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