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생각에 잠기다
“기분이 안 좋아?”
남편은 여행중에 자주 이런 질문을 했다. 기분이 안 좋은 게 아니라 혼자만의 고뇌에 빠질 때가 많았다.
여행 시작할 때 가이드가 했던 말 중에,
아이슬란드를 온다는 건 더이상 갈 때가 없어서 오는 거예요! 여러분들 여행 많이 다니신 거 압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생각했다.
본인이 알기는 뭘 안다고, 나는 여행 많이 안 다녔는데도 아이슬란드 왔는데..여기 분들도 여행 많이 안 다녔을 거야, 무슨 돈이 있어서 여행을 이렇게 많이 가
동행 하면서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가이드 말이 맞았다. 유럽은 기본이며, 마추피추, 우유니사막 등 남미를 여러 번 다녀온 분도 계셨다. 한 번 갈 때 몇 천이 깨지는 데 여러번 다녀 올 정도면 꽤나 여유가 넘치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 남미 여행 이야기를 하는데 대화에 낄 수도 없을 만큼 모르는 세상 이야기였다.
어떤 삶을 살아 오셨길래 나이 먹고 이리도 여유가 넘치는지 궁금했지만 차마 실례를 범하게 될 거 같아 꾹 참았다. 하지만 옷 브랜드, 씀씀이 등 복합적으로 봐도 여유가 넘쳐 보였고 그 여유가 부러웠다.
여행 중에 계속 옆자리에 앉은 부부가 계셨는데 사이가 너무 좋아 보였고 마음에도 여유가 넘쳐 보였다. 여행 스팟에 도착해도 서둘러 내리기 보다는 남들 다 내리는 걸 양보한 후에 내리고, 여행을 할 때도 서둘러 움직이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사이 좋게 느긋하게 행동은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 여유가 부러웠다. 말을 할 때도 퉁명스럽기보다는 우아하게 웃으며 말을 하고, 표정이 여유로워 보였다. 그런 여유가 넘치는 마음을 갖고 싶다.
반면, 나는 쇼핑 센터 가서도 신중하게 무엇을 구매할지 고민하는 남편을 보며 답답해서 혼자 돌아다녔다. 아이슬란드 와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나보다 생각했는데 그 성격 어디 안 간다는 말이 맞다. 나는 여전히 조급하고 여전히 이기적이고 여전히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여유를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