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을 밝히는 법을 배워야 했다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세계가 달라졌다

by 미학

저는 돈을 밝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그건 거의 금기어에 가까웠습니다.

돈이 필요해도, 돈이 갖고 싶어도

그걸 입 밖으로 꺼내면 ‘천박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돈은 늘 어른들 사이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우리 집은 원래 그래.”

“그건 부자들 얘기지.”

“없는 사람이 뭘 더 바래.”


그 말들은 조용하고 정교했습니다.

마치 욕심을 부리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닌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처음으로 돈을 밝히는 말을 해봤던 날이 기억납니다.

“나, 자산을 만들고 싶어.”

“돈을 벌고 싶어.”

그 말을 꺼내는 데까지 몇 년이 걸렸습니다.


말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세상은 그런 말을 한다고 무너지는 게 아니라는 걸.

오히려 입 밖으로 꺼낸 순간, 세계가 재구성된다는 걸.



투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는 숨기듯 시작했습니다.

ETF를 매수하면서도 누군가에게 말하긴 싫었습니다.

‘그런 거 한다고 달라지냐’는 시선을 견딜 자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말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 구조를 깨달았습니다.

나는 내게 말하고, 기록하고, 드러내야 했습니다.

욕심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야, 그게 방향이 되니까요.



지금도 저는 욕망을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돈을 원한다고 말할 때, 약간의 죄책감이 따라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압니다.

그걸 말하지 않으면,

나는 다시 그 조용한 감옥으로 돌아간다는 걸.


그래서 말합니다.

나는 돈을 원합니다.

나는 돈을 밝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의 나를 살게 한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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