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게 아니다.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요즘 나는 종종 아무것도 안 한다.
글도 안 써지고, 뭘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냥 누워서 천장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그런 날에도
내 계좌 속 숫자는 천천히 움직인다.
세계가 돌고, 기업들이 돌아가고,
그 속에서 내 지분은 아주 느리게 자라고 있다.
ㅡ
이상하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무언가가 계속 자라고 있다.
그게 바로 내가 만들어 놓은 구조다.
180만 원씩 SPLG에 넣는 반복된 습관.
그건 일종의 자동 시스템이고,
나는 그 안에서, 아주 조용히 복리를 기다린다.
나는 더 이상 번아웃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루를 날려도, 한 달이 공허해도,
내가 심어둔 구조는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ㅡ
이 구조는 언젠가 나를 완전히 해방시켜줄 것이다.
나는 그것을 믿는다.
사람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고,
그저 시장이라는 거대한 엔진을 믿는다.
그러니까 오늘도 난 또 넣는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돌아갈 수 있는 구조.
그게 내가 만든 유일한 방어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