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게 없으니, 나라도 쌓아야 했다
나는 부모에게 배운 게 없다.
사랑도, 존중도, 삶의 방식도.
배워야 할 시절에 들은 건
고함과 비난,
피해 망상과 무기력뿐이었다.
어릴 땐 그게 다인 줄 알았다.
사람은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사회에 나가서 보니 아니었다.
내가 받은 건 교육이 아니라 폭력이었다.
부모는 상처받은 사람들이었다.
그건 안다.
하지만 그걸 핑계 삼고 싶지도 않다.
내가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으니까.
나는 평생, 누군가에게 이해받으려고 애썼다.
가정에서 무너진 걸
밖에서라도 채우려고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항상
“그 정도는 누구나 겪는다”는 말뿐이었다.
그 말, 정말 쓰레기 같은 말이다.
누구나 겪는 일이면 괜찮은가?
상처가 흔하면, 아무것도 아닌가?
그래서 난 기대를 버렸다.
부모에게도, 사회에게도.
대신 나 자신을 쌓기로 했다.
돈을 모으고,
계획을 세우고,
하루 한 끼라도 먹고,
글을 쓰고,
지금 이 현실을 기록해둔다.
나는 부모에게 배운 게 없다.
그래서 나라도
쌓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