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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내나는하루 Sep 22. 2023

슬프지만 찬란하게 윤나는 별이 빛나는 밤에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대한 감상

  내 뉴욕 중간 여정지 모마(뉴욕현대미술관)에서 나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 너무나 외로웠던 그의 삶과 대조되는 너무 찬란하게 빛나는 그의 작품.


  반 고흐는 괴팍한 성질과 떨어지는 사회성으로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으며 늘 외롭고 괴로워했을 것이다.


  유일한 정의 끈이라면 그의 동생 테오 정도 였을까? 혈육이였기에 그에게 유일한 경제적 지원을 해주며 종종 편지를 써오던 그도 아마 고흐의 외로움과 그림에 대한 철학을 온전히 이해해 주지는 못했을 거다.


  잠시 아를에서 고갱과 함께 했었지만, 남미에 빠져버린 그는 금세 고흐를 떠났다. 남미에서 태초의 아름다움을 느꼈다며. 고갱마저 고흐를 떠나자, 그는 자신의 귀를 잘라 술집 여종업원에게 줘 버리고 자살을 시도한다.


  아름답지 못한 세상을 홀로 묵묵히 살아가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림을 그릴 때 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의 외로운 삶과는 대조되게 그의 작품은 너무 찬란하게 빛이 난다.


  은하수가 흐르는 듯, 바람이 소용돌이치는 듯, 온안한 달빛과 작지만 강하게 빛나는 별빛. 자세히 보면 정밀하게 계산된 그의 붓터치를 보면서 그의 성격이 유추되었다. 괴팍한 강박쟁이! 색깔 하나도 허투루 선택하지 않고 계산에 의해 철저하게 골라 섬세하게 하나하나 그려진 그림.


  아름답다고만 감상하기엔 가까이에서 본 작품은 너무 강박적이고 외롭고 쓸쓸해 보이기까지 했다. 모마에서 그 작품을 보고 눈물이 차올랐지만 그 수정을 떨굴 수 없었다. 너무 유명 관광지라 그런가,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눈물이 툭 떨어지려다 다시 피부로 해산해 버리고 만다.


  이런 그의 아이러니한 작품을 보고 아는 화가 아저씨에게 감상을 논하니, 나를 위로하는 듯한 한 말씀을 해주셨다.


  ‘그의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거야’ 남들이 그의 인생이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했을 거라고 평가하는 거지, 실제 그의 인생은 그렇지 않았을 수 있어. Nobody knows that.


  아, 맞지. 그의 인생은 다 남들이 평가한 거지? 그의 하루가, 모든 순간이 다 외롭고 힘들지만은 않았겠지?


  아침의 햇살에 행복했겠고, 동생 테오의 편지가 반가웠겠고, 조카의 탄생이 기뻤겠고 저녁에 맥주 한 잔이 즐거웠을 수 있지.


  내가 왜 그의 인생을 함부로 속단했을까, 하며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하며 다시 그 그림을 그냥 아름답게만 본다. 아름답다. 그의 그림은. 그냥. just.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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