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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 Jan 26. 2024

그리고

고찰

살면서 인간관계에 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한다. 누군가 고민이 있냐고 물으면 인간관계 고민을 0순위로 꼽을 정도로 나는 항상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내가 처한 환경이나 상황 덕에 행복과 기쁨을 느끼는 경우도 많지만, 대개 인간은 함께 부대끼며 살기에 서로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그러므로 삶의 환경과 상황이 주는 영향보다 인간이 서로에게 주고받는 영향이 더 클 것이다.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받지 않고 기쁨과 좋은 영향만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은데 어떻게든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서 나에게는 어떻게 하면 서로 같이 행복해하며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8할이다.


우리가 왜 다퉈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다투고 싶지도 않은데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마찰이 일어나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비단 연인들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직장동료와 같은 관계에서도 훨씬 더 가까워지거나, 확실하게 멀어져 버리는 중간이 없는 경우를 자주 발견한다. 반드시 영양가 있는 관계를 유지해야만 건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애매한 관계보다는 아무래도 확실한 관계가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어서 내가 생각하는 긍정적이고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는 무엇인지 써 내려가 보려 한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이렇게 관계에 신경을 쓰고 힘을 들였는지 생각을 해본 결과 사람들 덕분에, 혹은 사람들로 인해 내 인생이 점차 바뀌기 시작한 시점부터인 듯하다.


물론 본인의 삶을 자기 주도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사람은 본인  삶의 비중을 타인이 자신에게 주는 영향보다 본인을 우위에 뒀을 가능성이 크지만 내 인생은 좋은 사람들 덕분에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더 잘 유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나의 인생 가치관 형성에 사람들이 정말 도움을 많이 줬다. 내 곁에 항상 머물러 주는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들부터 시작해 하물며 나를 스쳐 지나간 사람들도 어쨌거니와 함께 지내는 시간 동안 나에게 꽤 큰 영향을 줬다.


나는 그들의 조언이 언젠가는 나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 남들이 해주는 조언을 꽤 귀담아듣곤 했고, 나에게 조언해 줄 이들이 곁에 없을 때는 내가 직접 그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조언을 내 삶에 적용하면서 점차 나의 인생이 유익하고 다채롭게 변화하는 중이며, 자기 객관화 능력도 향상되는 가치 있는 인생을 살고 있다.


이러한 경험 이후로 인간관계에서 서로 긍정적이고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려면 상대방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앞으로도 이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다.


나에게 귀인이 될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는 슬픈 현실이 닥치기 전 상대방이 나와 가치관이 다르다고 해서, 성격이 안 맞는다고 해서 나의 좁은 그릇 안에 갇혀 그를 차갑게 대하기보다는,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듯이 남도 그렇게 소중하게 대할 수 있을 때 정말 좋은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고 매우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곁에서 날 잘 알아봐 주고 지지해 주는 좋은 사람들이 존재했기에 내가 이만큼 변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전의 나는 나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도 없었으며 밝고 긍정적으로 지내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을 느꼈다. 그 누구도 나를 나무라지 않았지만, 상대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아 혼자 심하게 그의 눈치를 보며 걱정하는 나쁜 버릇도 가지고 있었다. (아마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었던 시절 같다). 혼자서도 스스로 많이 답답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이 나에게 응원과 격려 한 마디라도 더 던져준 덕분에, 내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들어주고 지지해 준 덕분에 나는 현재의 만족스러운 건강한 나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나의 주변인들은 네 힘으로 이뤄낸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온전한 내 힘으로 내가 더 단단해지고 건강해졌다고 확언하기에는 이러한 인간관계의 선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개인마다 관점이 달라서 인간관계에 관한 이러한 생각을 상대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너무 뒤늦게 나 자신을 정말 아끼고 사랑할 수 있게 된 현재의 나는 지금까지 내 곁을 지키며 나를 응원해 주고 지지해 준 나의 모든 소중한 이들에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낀다. 사람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지만 결국 삶의 이유도 사람. 또 사람이구나.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 내가 살아갈 이유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드려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사랑을 많이 하고 담백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라면 인간관계에 관한 고민이 생길 이유가 딱히 없기도 하다. 사람 간의 관계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 그들에게 단순하게 배려와 사랑을 조건 없이 베풀면 고민의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계속할지, 멈출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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