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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지기 Nov 05. 2024

토론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다.


천재교육에서 발간하는 논술 월간지

<우동생 논술> 토론배틀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의 토론 대회를 지켜봐왔다.

수년 간 토론 대회를 진행해오면서 느낀 점은

토론을 잘못 배운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토론'이라는 말에

'대회'라는 타이틀까지 붙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토론이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들은 이겨야 한다는 사고를 전제로 달려든다.


토론이야말로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의 최고봉이자

성숙한 시민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찬성과 반대라는 서로 대립하는 입장에서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을 펼쳐가지만

토론의 궁극적인 목적은 설득에 있다.

설득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근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 laurar1vera, 출처 Unsplash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가는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토론의 역할은 실로 크다.

열정적으로 대립된 의견을 논하면서도

감정을 앞세운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만으로도 토론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의사 소통 방식이다.

토론은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 아니다.

최선의 대안을 도출해내는 논의의 과정이다.





<멋진 토론자가 되기 위해서 기억할 점>


★ 감정을 내세우기보다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임한다.


★ 어떻게 하면 자신의 얘기를 강하게 내세울지보다

상대방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를 잘 듣는 게 더 먼저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고

그 의견 가운데 논리적인 허점을 날카롭게 반박하고

옳은 내용은 수용하는 폭넓은 자세로 토론에 임할 때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토론은 공적인 말하기이다. 

반드시 예의 갖추어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발언권을 얻어 말하고, 발언 순서를 지킨다.


★ 주어진 논제에 대해 처음 가졌던 생각과

반대 입장에서 토론을 해본다.

토론을 통해 

사고의 성숙이라는 열매를 맺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주어진 논제에 대해 

처음 가졌던 생각과 반대 입장에 서보는 거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훈련을 하면

생각이 두 배 이상 커질 수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토론에 임하다보면

상대 입장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토론이 단순한 말싸움에서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아이들이 토론을 배우기 전에 

이런 책들을 한 번쯤 읽어본다면 도움이 되겠다.

<하나라도 백 개인 사과>/<일곱 마리 눈 먼 생쥐>/<거꾸로 박쥐>


사물이든 상황이든 사람이든

똑같은 대상이라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보일 수 있다는 내용을

이야기를 통해 비유와 상징으로 잘 보여주는 책들이다.

토론의 방법과 기술을 다룬 책보다 우선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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