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속에 묻어둘 수 없는 <세월>

by 사각지기

0세부터 100세까지

반짝이는 뇌를 위한 그림책 생각노트



어김없이 4월.

돌이킬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시간

2014년 4월 16일을 우리는 기억한다.


세월이 흐른다고 아픔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큰 고통은

결코 무디어질 수가 없다.

그저 그 아픔에 익숙해지는 것일 뿐.




책 속으로





image.png?type=w1 <세월> 앞표지



란상상이 펴낸 그림책 <세월>은

세월호가 주인공이 되어

모진 풍파와 함께 했던

자신의 일생을 담담하게 전하는

다큐멘터리 그림책이다.


실로 세월호야말로

망망대해 막막한 바닷속

그 누구보다 생생한 증언자가 아닐 수 없다.

뼛속 깊이 적나라하게 현장을 목격한 세월호.

그 세월호가 이렇게 말문을 연다.



나는 나미노우에호,

1994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

나는 일본의 남쪽 바다를 18년 넘게 오갔다.


수명이 다한 나는

쉬어야 마땅했다.


<세월> 본문



렇다.

쉬어야 마땅했던 그 배가

2012년, 선박 수명을 늘린 이웃 나라로 팔려가

함부로 뜯기고 떼이고 덧붙여지면서

균형은 틀어지고 무게 중심은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 검사는 허술하게 진행되었다.



image.png?type=w1 <세월> 본문



미노우에호에서 세월호가 된

화자는 화물과 승객을 힘겹게 싣고

인천과 제주 사이 바닷길을 오갔다.

끊임없이 불길한 징조를 보내면서,


2014년 4월 15일 저녁,

모든 배가 안개로 운항을 중단했지만

세월호는 승객 476명과 과적 화물을 싣고

인천항을 빠져나갔다.


2014년 4월 16일이른 아침,

좁고 물살이 빠른 맹골수도를 지나고 있을 때

배는 방향을 잡지 못했고

끝내 나선형 몸체는 균형을 잃고

기울 대로 기울어 버렸다.


갖 짐들이 쏟아지고

아이들이 넘어지고

배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살려달라고,

한 학생이 선원보다 먼저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되풀이되었다.

구조를 기다리는 승객들에게

누구도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구명보트도 펼쳐지지 않았다.



image.png?type=w1 <세월> 본문


서히 세월호는 결국 뱃머리 일부만 남긴 채

완전히 뒤집어졌고,

304명의 목숨도 함께 침몰해갔다.

방송에서는 승객이 전원 구조됐다는

염치없는 거짓 방송이 흘러나왔다.


사고 전 숱하게 보낸 위험 신호,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단 하나의 원인이라도 제거했다면

바닷속으로 가라앉지 않았을 세월호


image.png?type=w1 <세월> 본문



놓아 통곡하는 이들의 소리가

쟁쟁하게 울려 먹먹하다.

함께 아파하며

함께 두 눈 부릅떠야 할 일이기에……


박노해 시인의 추모 시로

애달픈 마음을 대신해 본다.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사랑할 줄은 알았는데

헤어질 줄은 몰랐었네

내 사랑 잘 가라고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차마 이별은 못했네


이별도 못한 내 사랑

지금 어디를 떠돌고 있는지

길을 잃고 우는 미아 별처럼

어느 허공에 깜박이고 있는지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사랑도 다 못했는데

이별은 차마 못 하겠네


웃다가도 잊다가도

홀로 고요한 시간이면

스치듯 가슴을 베고 살아오는

가여운 내 사랑


시린 별로 내 안에 떠도는

이별 없는 내 사랑

안녕 없는 내 사랑


-박노해, 세월호 추모 시 '이별은 차마 못 했네'





책 밖으로




<세월> 독후 활동



세월호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나?



세월호가 보낸 위험 신호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원인은?



세월호가 침몰하는 과정은?



침몰하는 동안 승객들에게 보낸 대처 방식은?



만약 세월호가 안개로 운항을 중단했다면?



세월호 사건이 2019년 미국 화물선 사고와 다른 점은?



앞으로 이런 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시 쓰기



46648460847.jpg 세월 /노란상상/문은아(글)/박건웅(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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