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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고전소설읽기
Sep 04. 2024
3부)만19세가 무작정 고전문학 읽기
도스토예프스키-악령
3-1) 3권의 매력 첫 번째, 키릴로프
1,2권에서는 하이라이트가 없냐?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다 읽은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1,2권이 약 800페이지, 3권이 400페이지지만 나에게 큰 인상을 준 것은 3권이다. 막말로 1,2권은 3권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3권은 1,2권에 비해 압도적으로 긴장감 넘치고 스릴 있다. 이렇게 내가 1,2,3권의 차이가 심하다가 생각하는 이유는 1,2권에서 단순히 사상을 이야기 하던 사람들이 3권에서는 단순히 말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사상에 심취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가 키릴로프라고 생각하는데, 1,2권 내내 "자살"이라는 민감한 소재로 자신의 생각을 계속 설파하는 사람이 3권에서 자신의 사상을 집약하면서 결국 자살하는 장면은 악령의 장면 중 가장 핵심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때, 그가 말하는 사상도 유심히 보면 그가 자살을 이야기 하면서 "자유의지"를 말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도스토옙프스키의 다른 작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의 대심문관 파트에서 말하는 자유의지가 떠올랐다. 물론 워딩만 같지 키릴로프가 말하는 자유의지는 "신이 준 것이 아닌 인간의 자유로운 의지"를 말하면서 자살을 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고, 이반은 신이 인간에게 준 자유의지를 지적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다만 두 명 다 무신론자라는 점, 그리고 종교와 관련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이 외에도 키릴로프는 다양한 자신의 사상을 말했지만 나는 이해를 못했다....
3-2) 3권의 또 다른 매력, 스테판의 죽음
생각해 보니 하도 죽는 놈들이 많아서 기억에 나는 파트들이 모두 누군가가 죽는 파트이다. 이 중에서 스테판의 죽음 비중 있게 나오는데 스테판이 죽으면서 나오는 장면도 크게 볼만하다.
스테판이 죽으면서, 그는 신부를 부르고 자신의 친구 바르바라를 부르며 죽기 전에 "기필코 인간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행복을 알아야 하며, 매 순간 어딘가엔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위한 완전하고 평온한 행복이 이미 존재함을 믿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죽기 전에 사랑을 언급하는 점, 그리고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점에서도 나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조시마 장로가 죽으면서 인간을 사랑하라고 했던 유언, 그리고 조시마 장로의 형이 죽으면서 말했던 서로 서로 사랑하라는 말, 그리고 알료샤가 이반에게 말하는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라는 말들이 떠올랐다.
4) 악령이랑 카라마조프가의 연관성?
민음사가 악령이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같이 엮이는 이유가 멀까? 라는 생각을 읽으면서도, 다 읽고 나서도 계속 생각 들었다. 내 개인적인 생각, 다 읽고 어느 정도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악령에서 짧게 언급 한 부분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키릴로프가 자살을 이야기 하면서 말한 인간의 자유의지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신이 준 자유의지라는 것을 비판하는 대목이 되고, 스테판이라는 주요 인물이 죽으면서 계속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가장 핵심 주제라고 생각하는 "사랑"으로 들어난다고 생각한다.여기서 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한 이유는 악령이 말하고 있는 사랑과 자유의지가 단순하게 살짝 에피소드 형식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대심문관, 러시아의 수도사로 구체화 되고 특히나 대심문관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가장 핵심 파트라고 불릴정도로 구체화 되었다.
여담이지만, 필자도 대심문관 파트를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감상문 번외로 대심문관만 따로 준비 하기도 했었다. 개인적으로 진짜 큰 여운과 많은 생각이 들게 한 파트였다고 생각한다.
5) 감상문을 쓰다보니....
악령까지 합치면 총 7개의 감상문을 쓰니 어느 정도 감상문을 쓰다 보면 내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눈에 보이는 거 같다. 서론이 길다 ->책을 읽을 때 개 힘들었다, 등장인물 언급이나 내용을 많이 언급한다 -> 책을 제대로 이해했다 이렇게 구분이 가능하다. 그렇게 봤을 때 악령은 솔직히 제대로 이해했다, 감명 깊게 읽었다 이렇게 표현하기에는 솔직히 부끄럽다. 대략적인 스토리만 이해한 거 같고 이 책의 매력, 이런 것들은 정확하게 파악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혹여나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을 사람들에게 쓰는 것을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어서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내가 좀 어느정도 공부를 하고 이 책의 감상문을 써야하냐고 고민 할 정도였다. 그러나 내가 이 감상문을 쓰게 된 목적이자, 내 시리즈의 가장 큰 가치는 그러한 "무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잘못 생각한거, 내가 그렇게 판단한 거 하나하나가 다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고 가치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 해석하더라도 다음에 제대로 읽어서 더 좋은 해석을 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책은 2회차가 기대되는 책이기도 하다.
6) 2회차?
2회차를 한다면 내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봐야할까? 라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 봐야 한다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가장 크게 중점 두고 싶은 것은 "캐릭터들의 사상"에 초점을 두고 싶다. 키릴로프의 사상을 설명한 것도 솔직히 너무 아쉽고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스타브로긴에 대한 언급을 하고 싶으나, 특히나 가장 충격적인 파트 "티혼의 암자에서"를 설명하고 싶으나 내가 아직 주인공을 이해를 못 해서 이번 글에서 언급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아쉽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의 장르가 "정치"소설인 만큼 과연 이 책에서 어떤 정치질이 보이는 지도 궁금하고, 이 책이 도스토예프스키의 다른 작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더 자세하게 서술하고 싶다.
맘 같으면 바로 다시 읽고 싶지만 다음 책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야 돼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죄와 벌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죄와 벌을 다 읽고 기회가 된다면 또 악령을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