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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9세가 무작정 문학책 읽기 "남한산성"

서론)


본 글은 그저 최종 학력 고졸인 20살 재수생이 무작정 책을 읽고 솔직하게 써보는 독후감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해설이나 감상이랑 굉장히 다를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그럼으로 이 글은 단순한 책의 해설이 아닌 평범한 20살의 감상문이라고 생각해 주시고봐주시면 감사할 거 같습니다. 또한 이 글은 저의 온전한 감상과 평가를 위해서 오직 책과 책 뒤에 있는 해설만 보고 글을 쓴 것인 것을 말씀드리며 바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남한산성
페이지:392p
소요시간 4시간(5일)

0)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그저 소설과 영화만 본 상태에서 쓴 글입니다. 어떠한 역사적 사견을 첨가하지 않았고 그저 영화와 소설만 보고 그것에 대한 감상을 남기는 글입니다. 그럼으로 영화나 소설 외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서 평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단순히 소설은 소설로 본다는 관점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한국 소설
사실 고전 문학 읽는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한 번도 한국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남들이 한번 한국 소설의 특유의 느낌이 있다는 말에 무심코 과거에 샀던 남한산성을 꺼내 읽었다.

2) 한국소설
한국 소설을 읽으니 기존에 소설을 읽을 때보다 굉장히 편했다. 가끔 보이던 면역체가 아닌 그저 오리지널의 필체를 보니 읽는 피로감이 덜 들었고 중간중간 나오는 지명들도 모두 익숙해서 이해가 더 잘 됐다. 또한, 어느 정도 한국사를 알고 있는 입장에서도 이 책의 이야기를 이해하거나 중간중간 나오는 여러 사물들을 이해하는 게 쉬워서 읽기 편했다. 다만, 결국 우리의 역사라는 점에서 나는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 어려웠고 계속 감성적인 시각으로 이 책을 바라보면서 소설 그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역사,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에 계속 집중하는 단점이 있었다.

3) 영화
소설 남한산성보다 영화 남한산성으로 이것을 먼저 알았다. 당시에 내가 중학생이었지만, 등장인물들의 연기나 영화의 연출은 이게 왜 흥행을 못했을까? 할 정도로 재밌는 영화였다. 그렇게 인상 깊게 본 영화의 원작 소설이라니, 이번에는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는 것도 이번 독후감에서 서술한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4) 영화 vs 소설
확실히 소설과 영화 그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영화가 더 좋았던 부분은 역시나 김상헌과 최명길의 대화 장면이었다. 단순히 대화한다는 느낌만 있던 소설보다 영화는 그 캐릭터 하나하나 말하는 대사와 배우의 연기가 보여서 더욱더 심금을 울리는 장면으로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그 외에 장면은 솔직히 소설이 더 좋았다. 특히나 연출이라는 측면에서는, 배경 묘사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소설이 더 차갑고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5) 연출
차갑다. 소설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이었다. 소설은 3인칭 시점으로 조선의 시점을 보여주지만 그것을 서술하는 작가는 굉장히 차갑고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그렇지만, 그 서술은 굉장히 차갑고 또 구슬픈 서술이었다. 읽으면서 그 어떤 소설보다도 나는 서러웠고 나는 슬펐으며 구슬픈 감정을 느꼈다. 이렇게 내가 슬픈 감정을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이 소설의 구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6) 소설의 구성
소설은 처음부터 청이 조선을 침략하고 임금이 강화도로 피신하려다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는 부분에서 시작한다. 처음부터 꼬인 이 시작점은, 결국은 답이 없는 상황에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냐, 답 없는 싸움을 하는 상황이라 끝도 없이 차갑고 구슬픈 이야기가 됐다.

7)"한 나라의 국왕이!....."
이 소설에서 가장 나에게 큰 여운을 준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김상헌과 최명길의 대화를 꼽을 거 같다. 나는 두 신하들의 말에 공감한다. 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와 명분, 명예를 생각하는 자 나는 두 의견에 다 동의하고 그들이 말하는 논리 하나하나를 보면서 나는 감탄했다.
그들의 대사 하나하나다 칼처럼 날카롭고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었다. 이 대사를 생각하고 쓴 김훈 작가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8) 최명길 vs 김상헌
최명길, 김상헌 의견에 둘 다 나는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300년 조선의 종사를 위해 지금이라도 항복하자는 최명길의 말은 충분히 일리 있고 동의 할 수 있는 점이다. 하지만, 한나라의 왕이라는 사람이 떳떳하게 죽는 것이 아닌, 그저 만백성이 보는 앞에서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 과연 왕의 체면으로 옳냐는 김상헌의 말도 동의 하게 된다.
결국, 소설 내내 이어지는 그들의 논쟁은 나에게 계속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9) 무엇이 정답일까?
소설을 보며 계속 든 생각이었다. 어떤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할까, 그것을 넘어서 과연 어디서부터 이것은 잘못되었을까? 하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소설은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 최명길의 말이 정답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그 결과는 결국 치욕스러운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점이서 이게 과연 정답인가? 라는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무엇이 정답일까,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이 의문의 정답은 독자들에게 달린 느낌이다.

10) 종합...
그동안 계속 어문학, 영미 문학을 읽다가 이렇게 한국 소설을 읽게 되니 새로운 감정이 들었다. 기존에 보던 번역체에서 온전하게 작가가 서술한 소설을 보니 읽기 더 편했고 작가의 의도가 더 잘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특유의 한국소설의 느낌이 무엇인지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처음 읽은 남한산성은, 그 어떤 책보다 나에게 차갑고 슬픈 책으로 다가 왔다. 소설 처음부터 이미 지고 들어가는 이 책은 400P 내내 희망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만 보여주는데, 그것을 보여주는 서술 방식은 굉장히 차갑고 구슬픈 서술이라 나를 더욱더 착잡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내가 감상문을 쓴 책 5권은 각각의 느낀 점이 있었다. 무기여 잘 있어라는 나에게 허무주의를 알려줬고, 롤리타는 역겨운 사랑을 보며 아름답다는 인상을 줬으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는 나에게 수많은 종교적인 의문을 주면서 내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해주었다. 그렇다면 남한산성은 나에게 어떤 것일까?
책 남한산성은 나에게 책이 이토록 차가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김훈의 특유의 서술과 필력은 나를 춥고 추운 남한산성 한복판에 있게 만들어 주었고 나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고민을 보며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 즐거운 독서 경험이였고 충분히 김훈작가의 다른 책들도 볼 의향이 생겼다. 칼의 노래, 페스트를 다음에 읽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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