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떠나보낸 다는 건(1)

by 소소생각

한 번도 누군가의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 할머니, 할아버지는 다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만 내가 성인이 된 후에 돌아가셨다.

제사나 명절 때 영정사진으로 본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전부였다.

20대 후반에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료가 어느 날 갑자기 건강검진을 받고 회사에 나오지 못했다.

의사는 길어야 5년이라고 했다.

사회에서 만났지만 학창 시절 만난 친구만큼... 어쩌면 그 보다 더 마음이 잘 통하고 참 좋은 사람이었다.

배려심이 깊고 사람들에게 인기도 좋으며 너무 착한 사람이었다.


서울 아산병원으로 다른 동료와 함께 문병을 갔다.

그 친구는 내 손에 병가 휴가계와 진단서를 봉투에 넣어서 손에 쥐어 주었다.

지하철에서 진단서를 볼까 말까 많이 망설이다 진단서에 적힌 병명을 핸드폰으로 검색해 보고 절망스러웠다.

죄책감도 들었다.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했을 때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이야기할걸...

그때 내가 알아챘다면.... 그랬다면....

그렇게 그 친구는 의사의 이야기 대로 5년을 투병하다 하늘나라로 갔다.

그 친구가 5년을 투병하는 동안 나는 두 달에 한번 정도 휴가를 내고 만나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그랬던 게 전부였다. 오히려 그렇게 만날 때도 그 친구는 나를 많이 배려해 줬던 거 같다.


항상 내가 먼저 만나자 했었는데 어느 날 처음으로 그 친구가 먼저 만나자고 했다.

맛있는 밥을 먹고 "안녕" 하고 헤어지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그 친구의 뒷모습을 자꾸 보게 됐다.

그 친구도 계속 뒤를 한 번씩 보고.. 또 손을 흔들어 주고... 또 한 번 뒤를 보고... 손을 흔들어 주고...

그렇게 헤어지고 지하철에 타니 그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큰 수술이 잡혔다고.... 그래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보자고 했다고..

지하철 창가 너머로 보이던 한강이 그날따라 참 슬펐다.

아직도 그 친구의 뒷모습이 기억난다.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게 된다는 건, 누군가의 뒷모습을 기억한다는 건, 분명 그 사람을 참 좋아하고 아꼈던 것이다.





이전 03화운수 좋은 날은 운수 나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