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술을 받고 그 친구는 가족들과 제주도로 거주지를
옮겼다.
가끔씩 제주도의 좋은 풍경을 사진으로 보내주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주대학병원으로 문병을 와달라고 했다.
불길했다. 친구가 부담을 갖을까 봐 친구와 여행 겸 온 거라고 했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내 마음은 담담했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그 친구는 조금씩 나에게 이별을 준비하게 해 줬다. 큰 슬픔을 한 번에 느끼지 못하도록 조금씩 준비하게 해 줬다.
그날, 그 친구는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부른 것이었다.
내 눈엔 너무 건강해 보이는데 얼마 남지 않은 거 같다고
그동안 고마웠다는 그 친구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친구의 투병기간 동안 내 마음을 다해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 했다. 그리고 그 어떤 죄책감이나 후회는 없다.
그러나 딱 하나 후회가 된다.
그 마지막에 죽음이 받아들여지지가 않아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하고 또 보자 좋아질 거다 말하고 헤어진 게 후회가 된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너라는 좋은 친구를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고맙고 나에게 큰 힘이 된다고
그동안 수고 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친구를 보고 오고 2주 정도가 지난 설 연휴였다.
꿈속에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느낌이 이상했다.
연락을 했는데 답이 없다.
그날밤 문자 한 통이 왔다.
"XX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이상하게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냥 더 이상 아프지 말고 편안했으면 좋겠다... 란 생각만 들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건, 마음속에 무언가 하나 간직하고 사는 것이다.
언제든 꺼내 볼 순 있지만 언제든 꺼내 볼 수 없는...
그렇고 그런 내 마음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