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지나온 과거 중에 단 하루만 반복해서 살아가야 한다면?’
십 년 전 11월의 어느 날, 2박 3일간 휴가를 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강원도의 한 숲 속 캠프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11월 중순이라 밤공기는 조금 쌀쌀했지만, 숲 속의 새벽 공기는 상쾌했고 한낮의 계곡물은 얼음처럼 맑고 투명했다.
둘째 날이었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잠이 들 때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였다.
아내가 만들어준 음식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고,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 숲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즐거워했다.
그동안 머릿속을 괴롭히던 업무에 대한 고민과 앞으로 닥쳐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그날만큼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오로지 아내와 아이들만 생각했다.
숲 속에서 마음껏 웃고, 떠들고, 소리 질렀다.
지금 숨 쉬고 있는 이 순간, 1분 1초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종일 뛰어놀던 아이들은 지쳐 텐트로 들어가 일찍 잠이 들었고, 아내와 나는 사그라져 가는 모닥불 앞에 앉아 서로의 어깨에 기대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날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유난히 밝게 빛났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가 느끼고 있던 이 감정을 아내도 똑같이 느끼고 있을 거라 확신했다.
만약 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전혀 슬프지 않을 것 같은, 그런 하루였다.
아침이 되어 눈을 떴다.
나는 캠핑용 에어매트 위에 누워 있었고, 아내는 내 품에 안긴 채 잠들어 있었다.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이곳이 어디인지 곧 알 수 있었다.
십 년 전, 2박 3일 동안 머물렀던 강원도의 숲 속 캠프였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아내가 깰 것 같아, 그대로 누운 채 텐트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가슴이 벅차올라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내는 놀란 듯 잠에서 깨어나 왜 그러냐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고,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냥… 너무 행복해서 그래.”
나는 이 숲 속 캠프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십 년 전 그 하루를 무한히 반복하며 살기로 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늙지도 않고, 병들어 죽지도 않는다.
나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은 지금, 완벽하게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