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계셨네요.”
“어, 송 대리 왔어. 내가 가면 어딜 가겠어. 무슨 일 있나?”
“아닙니다. 그냥 바람 좀 쐬러 올라왔습니다.”
“난 여기가 제일 편해. 사무실에 있으면 괜히 가슴이 답답해.”
“요즘 많이 변하신 것 같습니다.”
“내가?”
“자주 자리를 비우시고, 졸고 계신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요즘 갱년기라 피곤해서 그런 걸 거야.”
“회의 시간에도 집중을 잘 못 하시는 것 같고요.”
“내가 그랬었나?”
“잠은 잘 주무십니까?”
“잠? 죽으면 평생 잘 텐데. 며칠 못 잔다고 죽진 않아.”
“밤늦게까지 주식하시죠? 너무 깊이 빠지신 것 같아 걱정됩니다.”
“……”
“몸도 챙기셔야 합니다. 그러다 정말 쓰러지십니다.”
그 역시
이렇게 계속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밤마다 해외 주식 생각에 잠을 설쳤고,
다음 날 출근해서는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
하루 종일
주식 생각뿐이었다.
끼니를 거르는 날도 많았다.
가뜩이나 적은 머리숱은 더 줄어든 듯했고
흰머리는 점점 늘어났다.
얼굴 탄력은 떨어지고
이마와 눈가의 주름은 깊어졌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손절을 결심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매도 버튼을 누르는 순간
가격이 수십 배로 폭등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 상상을 견딜 수가 없었다.
적당히 줄이려 애써 보았지만
그 역시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