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사라진 시간

by 가을하늘 추천

노인이 알려준 종목은
그날 밤 1,000% 가까이 상승했다.

그는 은퇴 후 남은 인생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만큼의 거금을 손에 넣었다.

너무 기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질렀다.

이제 회사에 나갈 이유도 없었다.

출근 대신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아무도 받지 않았다.

어차피 곧 그만둘 회사라 생각하며
곧장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잘못 눌렀다는 메시지가 떴다.
다시 눌렀다. 또 틀렸다.

뒤에 서 있던 주민이 문을 열어주었다.

집 앞에 섰다.

평소 같으면 개 짖는 소리가 들려야 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가구 배치는 그대로였다.
그런데 어딘가 달라 보였다.

벽지는 빛이 바랜 듯 어두웠고,
소파 가죽에는 낡은 기색이 묻어 있었다.

오랜만에 와서 예민해진 걸 거라 스스로를 달랬다.

소파에 앉아 아내를 기다렸다.
깜빡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떴다.

거실은 어둑했고
창밖의 해는 이미 기울어 있었다.

저녁 7시쯤,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아내가 들어왔다.

아내는 그를 보더니 멈춰 섰다.

놀란 얼굴.
그리고는 갑자기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는 당황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아내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아내는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았다.

가까이서 본 아내의 얼굴은
10년은 늙어 보였다.

그는 눈을 의심했다.

아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도대체 그동안 어디에 있었어요?"

"어디라니? 갑자기 집에 온 건 미안하지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리고 당신 얼굴은 왜 그래?"


아내는 숨을 고르더니 물었다.


"그동안… 잘 지냈어요?"

"무슨 소리야."

"왜 내 전화를 한 번도 안 받았어요?"

"내가 당신 전화를 안 받았다고?"


그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부재중 전화 목록에 아내의 번호는 없었다.


"여기 봐. 당신 번호 없어. 내가 당신 전화를 안 받을 리가 없잖아."


아내는 낮게 말했다.


"당신… 10년 동안 사라져 있었어요."

"10년?"


그는 웃으려 했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집으로 올라오는 길,
핸들을 쥐고 있던 자신의 손이 떠올랐다.

그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지금 다시 손등을 들여다보았다.

깊게 패인 주름.
군데군데 번진 검버섯.

꿈속에서 만났던
그 노인의 손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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