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어느 날
오늘도 어제처럼
공육 시 삼십 분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깨어났다.
양치와 면도, 샤워 후에는
로션과 크림을 구석구석 바르고
각종 영양제를 한 알씩 한 알씩
저당 두유와 함께 삼켰다.
캡슐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서재 겸 작업실 책상 앞에 앉아서
간밤의 주요 뉴스, 주식시장 상황과
암호화폐 시세를 꼼꼼히 살폈다.
갈색 푸들 꽁이의 아침을 챙겨주고
패드를 바꿔주고, 오줌을 닦아주고
체육복을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고는
동네 주변을 삼십 분 천천히 걸었다.
오늘도 어제처럼
공팔 시 삼십 분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1번)
오늘도 어제처럼
공팔 시 삼십 분
나를 다시
책상 앞에 앉혔다. (2번)
오늘도 어제처럼
공팔 시 삼십 분
습관처럼
책상 앞에 앉았다. (3번)
"나는 1번, 당신은 몇 번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