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나의 조급함은 어디에서 왔을까?'
네이버를 검색해 보니, 조급함의 주요 원인은 신체적/정신적 피로, 자기 객관화 부족, 외부 자극 및 멘털 관리 미흡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며,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호흡법/명상 실천, 작은 목표 설정, 일관된 규칙과 루틴, 긍정적 피드백과 인내심 등이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출처: AI 브리핑)
그러고 보니 2/30대 때보다 4/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나의 조급함이 더 심해진 듯하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점점 피로가 쌓이는 시기이니 첫 번째 원인은 맞는 듯. (신체적인 능력은 자꾸만 떨어지는데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감은 점점 무거워지고) 자기 객관화 부족? 나이가 들면 지나치게 고집이 세지고, 남의 말을 무시하거나 아예 들으려 하지 않는다. 항상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따라서 자기 객관화가 부족해지는... 두 번째 원인도 맞는 듯. 인터넷, SNS 등에 의한 외부 자극과 뭔가 남들보다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에서 오는 불만 등등. (요즘 AI는 참 똑똑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 조급함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번 달은 개인 사정상 1주 쉬어서 마지막 주 주말에 한 번 더 나오기로 하고 학원비 12만 원을 결제했다. 한 달에 4번 총 8시간, 이월은 절대 안 된다. 11월 13일 목요일 19~21시, 20일 목요일 19~21시, 27일 목요일 19~21시, 그리고 30일 일요일 14~16시. (어쩌면 30일을 마지막으로 이 연재가 끝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직 선생님에겐 말하지 않았다. 고민 중이다)
이번 달은 계속 일이 생겨서 선생님이 특별히 2회를 이월해주기로 했다. 12월 4일 목요일 19~21시, 11일 목요일 19~21시. 연재는 27일(10화)을 마지막으로 끝낼 예정이다. 그림 그릴 땐 그림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아르쉬(지) 캔버스 판넬(패널)'에 그린 하늘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가자마자 바로 고치기 시작했다. 물을 다시 먹이고 물감을 좀 더 진하게 칠해봤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시 물을 칠하고 물감을 칠하고... 한숨이 나왔다. 그러다 오히려 힘을 좀 빼보면 어떨까 하고 물티슈로 물감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캔버스'는 유화를 그릴 때 쓰는 천으로 삼베 같은 천에 아교나 카세인을 바르고 그 위에 다시 아마인유, 산화아연, 밀타승 따위를 섞어서 바른 것이다. '판넬'은 '패널(panel)'의 잘못된 표기로 건축에서는 용도에 따라 일정한 규격으로 만든 건축용 널빤지를 의미하며, 미술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화판 또는 화판에 그린 그림을 말한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아르쉬 캔버스'로도 찾을 수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용어는 '아르쉬지 판넬'인 듯하다. (아르쉬 종이를 붙인 화판)
'수채화는 맑고 투명한 느낌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한 게 생각났다. (<난생처음 미술학원> 1화 '난생처음 미술학원에 가다'에 나온다) 다른 수강생들의 지도가 끝난 선생님이 오더니 역시나 어색한 구름의 구도와 색상을 보정해 주었다. (흰 구름이 너무 사선으로 배치되어 종탑과 돛대와 교차하면서 날카로운 느낌을 줄 수 있고, 오른쪽 구름의 경계를 종탑 뒤로 넘기면 균형이 맞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하늘이 완성되고 나니 그다음은 의외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다만, 내 조급함(마른 상태의 물감을 여러 번 붓질을 통해 충분히 녹여 팔레트 한쪽에 미리 준비해두지 않고, 그때그때 붓에 물을 듬뿍 찍어 수시로 녹여 쓰다 보니, 마음은 조급해지고, 색은 마음대로 안 나오고, 붓에 머금은 물기 제거도 바로바로 하지 않아 종이 위에 물 자국은 그대로 남아있고, 선은 대충 그려 삐뚤빼뚤하고, 사물과 사물의 경계는 '애매모호'해지고...)을 오늘도 지적받았다. (상대적으로) 작은 팔레트 크기에 대해 지적받았고, 12색이 부족한 학생용 수채화 물감 20색 세트에 대해 지적받았고, 처음 왔을 때보다 그림에 힘이 너무 많이 빠져있다고 지적받았다. (건물을 채색할 땐 입체감을 고려해서 그림자를 넣어야 한다. 특히 종탑의 경우 이 그림의 주인공인 배와 함께 중요한 부분이니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사물에 비치는 빛은 주변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반사광도 있으니 그 부분을 고려해서 건물 표면의 밝기를 조절해야 한다 등등)
P.S.1. 원래부터 내게 조급함이 있었지만, 오늘은 브런치 연재에 대한 의무감이 나를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다. 매회를 거듭할수록 뭔가 쓸만한 이야깃거리가 줄어든다는 강박관념이 그나마 그림이라도 빨리 완성해서 이번 분량을 채워야겠다는 조급함으로 나타난 게 아닐까 싶다. (그림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가는 건지, 브런치 연재용 글을 쓰기 위해 가는 건지 요즘 헷갈리기 시작했다)
P.S.2. '신한 SWC 수채화 물감 15ml 32색 세트'와 '미젤로 방탄유리 팔레트 36칸(34칸 + 2칸)' 세트상품을 96,900원에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이것도 내 조급함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