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모두 돌아가고 다시 나는 혼자가 되었다. 그다음 문장을 쓰려고 하는데 마치 자기도 있다고 말하려는 듯 반려견이 짖는다.
"그래, 알았어. 너도 있으니까 나는 혼자가 아니야!"
그런데 반려견의 짖는 소리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 평소엔 몇 번 짖고는 마는데, 지금은 소리와 간격이 평소보다 크고 짧다.
'밖에 누가 왔나?'
거실 창문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앞마당 쪽을 내다보니, 피크닉 벤치 주변에서 검은 그림자 여럿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들개다!'
아마도 금요일 바비큐 파티를 하고 치운다고 치웠는데, 돼지고기 기름 냄새가 테이블 주변에 남아 있어서 그 냄새를 맡고 몰려든 모양이다. 반려견은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격렬하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숫자를 세어보니 모두 네 마리였다. 몸집은 진돗개보다 조금 작았는데, 어두웠지만 두 마리는 흰색이었고, 두 마리는 검은색이었다. 계속 피크닉 벤치 주변을 어슬렁거리더니 한 5분 정도 있다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듯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제야 반려견은 짖기를 멈추고 안정을 되찾았다.
우리 집 반려견의 이름은 '콩자반(줄여서 콩이라고 부름)'이고, 검은색 토이 푸들이다. 2012년 여름에 태어난 걸 분양받았으니 올해로 열다섯 살이다. 노견(老犬)이지만 아직은 잘 먹고, 잘 싸고, 잘 걷고, 잘 잔다. 높은 델 뛰어 오르내리는 건 제 작년부터 못 하게 되었고, 시력은 많이 떨어진 듯 걷다가 앞에 있는 물체에 부딪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하지만 소리와 냄새는 아직도 기가 막히게 잘 듣고, 잘 맡는다. 식탁 밑에서 뭔가를 얻어먹으려고 불쌍한 척하는 표정 연기는 (여우주연상을 줘도 될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늘 갑작스럽게 앞마당에 들개들이 출현해서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혹시라도 우리 콩이가 들개들에게 공격당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말이다. 아침저녁으로 배변을 위해 앞마당에 풀어놓는데, 앞으로는 신경이 많이 쓰일 듯하다. 내일 아침 이장님 댁에 가서 상의를 좀 해봐야겠다. 동네에 가끔 멧돼지가 내려와서 수렵용으로 등록된 엽총을 보관 중이신데, 그걸 써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다음 시간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