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체

신입직원의 고충.

by 발돋움

"간호사님, 속이 너무 답답하고, 머리도 아프고, 명치를 누르면 아파요"

오른손으로 윗배를 잡고 등을 구부린 체 힘겨운 표정으로. 직원이 건강관리실을 방문했다.

"어제저녁에 뭘 드셨어요?"

"어... 치킨을 좀 먹긴 했는데, 속이 안 좋아, 오늘 아침은 건너뛰었고요"

질문을 하며 나는 왼손으로 직원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직원의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중간을 지그시 눌렀다.

"으~~ 윽 아파요.."

직원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배를 더욱더 움켜쥐었다.

급체다.


"손 좀 따 볼까요?"

"그럴까요?"

직원을 의자에 앉히고, 손바닥으로 어깨에서 손 쪽으로 천천히 쓸어내리며 말을 건넸다.

"지금 근무하는 파트로 옮긴 지가 얼마 안 됐나요?"

"아.. 네..."

"그럼, 일 배우느라 힘들겠구나. 식사는 주로 어떻게 해요?"

"아. 그냥 대부분 사 먹어요."

"음.. 그럼 잘 체할 수 있겠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기가 힘들고."

"네.."

어깨부터 쓸어내려 엄지를 고무줄로 두 번 감고 손가락 손톱 끝 부분을 알코올 솜으로 소독한 후 일회용 사혈침을 이용하여 '톡'하고 사혈 한다.

검붉은색 피가 송송 손끝으로 올라온다.

"많이 체했나 보네. 힘들었겠다."

왼손과 오른손의 엄지부터 중지까지 모두 알코올 솜으로 소독해서 사혈을 하고, 소화제도 챙겨 손에 쥐어준다. 그리고 당부의 말을 건넨다.

"부모님 떨어져서 혼자 직장 다니는 것도 엄청 대단한 거예요. 그리고 처음엔 다~ 잘 못해. 나도 선배 간호사한테 차트로 머리 얻어맞으면서 배웠어. 실수할 수 있으니까. 주눅 들지 말라고요. 응?"

한결 편안해진 직원이 약을 손에 쥐고 씩 웃으며 건강관리실을 나선다.


그 직원의 체기는 음식만이 원인은 아닐 것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직원이 회사에서의 대인관계도, 일도 무엇하나 쉬운 게 있었을까?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하니 얼마나 하루하루가 버거웠을까?

나중에 한 10년쯤 지나고 나면 지금의 나처럼 깨닫는 순간이 오겠지. 그런 순간이 있어야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마음이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튈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다독임을 나눠 오늘 하루도 잘 버틸 수 있게 건강관리실 문을 활짝 열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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