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이 있어야 결과도 있다.

방통대를 고민하고 있으시다면, 시작하세요.

by 발돋움

"어떡하지. 큰일이다!"

출근 후 가지는 티타임 시간에 회사 언니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심각하다.


"왜요? "

노란색 믹스커피를 톡 따서, 꽁무니를 잡아 설탕을 적당히 덜어낸 후 종이컵 3분의 2 분량의 85도로 데워진 물을 붓는다. 그리곤 그 위에 계핏가루를 살짝. 휘휘 저은 커피를 테이블에 놓으며 나는 진지하다 못해 절망적인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응시하는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리 봐도 또 모르겠어."

"흐흐."


4년 전 나는 방통대를 다니기로 결심했다.

20년 전 3년제 간호학과를 나온 나는 간호학을 조금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방통대 간호학과를 지원했고, 그 당시 회사 언니는 나를 보고 막연하게 '방통대를 다녀볼까?' 하는 마음을 현실로 실행하기로 결심하게 됐다. 그래서 우리는 2019년. 같이 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했다.

나는 간호학과, 회사 언니는 농학과.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고등학교도 산업체 고등학교를 다닌 언니는 대학에 대한 막연한 선망이 있었던 것 같다.

선망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일단, 시작하기만 한다면.

그러나 '시작'은 참 힘든 단어다. '새로운 시작'은, 막대한 중압감이 따른다.

시간에 맞춰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고, 적정 성적이 나와야 졸업을 할 수 있다는 압박감.

그러나, 적당한 스트레스는 사람을 발전시키는 법!

우리는 인터넷 강의도 성실히 듣고, 교육자료도 프린트해가며.

사무실에서 집에서 틈틈이 참 열심히 공부했다.


시간은 참 빨리 흐른다. 그리고 시작 후엔 결과가 따른다.

나는 2년 뒤 만족스러운 결과로 졸업을 했고. 언니는 이제 마지막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어머니의 뇌경색, 자녀의 질병, 교통사고 등으로 마지막 시험은 책을 들여다볼 여력 없이 덜컥 다가와 버렸다. 언니는 인터넷에 올려진 이전 시험 기출문제를 풀며 마음이 다급해졌다.

"아.. 분명 어제 봤는데, 왜 생각이 안 나냐?"

회사일까지 해가며, 4년을 공부한 언니의 투정이 오늘따라 너무 기특하다. 내가 한 살이라도 더 많았더라면, 아마도, 흐뭇하게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줬을 것만 같다.

"지금까지 너무 잘해 왔잖아요. 언니, 참 대단하십니다."


나의 칭찬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언니는 휴대전화를 응시하며, 커피잔을 입에 가져가려다 말고 말을 꺼낸다.

"당근의 학명이 뭔지 아냐?"

"당근? 빨간 당근?"

"응. Daucus carota subsp. sativa. "

"아...."

당근 하면.. 애들이 볶음밥에서 가려내지 못하게 잘게 썰어대던 그 녀석으로만 기억하는데. 그 녀석도 학명으로 불리어지니. 뭔가 대단한 식물의 한 종인 듯 보였다.


"근데... '당근'은. 자기가' 당근'인걸 알까?"

나도 가끔 하는 생각이라 언니의 질문에 내심 놀랐다.

사자는 고양 잇과 에 속하고, 자신이 '사자', 'lion'으로 불리어진다는 것을 알까? 당연히 모른다가 정답이다.

그저 사람들이 동물과 식물을 분류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거대한 카테고리의 어느 한 부분으로 그 누구에게도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은 명칭일 뿐. 오히려 그들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을지 모른다.

"그렇죠. 사람이 막~ 만들어 놓고. 또 막~ 외우게 하고. 그저 그들보다 좀 더 지능이 뛰어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간은 나머지 종을 다 자기 마음대로 분류해 버리죠."

나의 대답에 처음으로 고개를 든 언니가 웃으며 대답한다.

"맞아. 외울 것만 ㅈㄴ 많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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