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외 모든 이들은 평온하고 안락하게 살아가는 것 같은 환경 속에서 나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는 더욱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깨닫기 위해 겪은 거대한 고통이었는지.
1년 동안 마음속 굴을 파고 그 컴컴한 곳에 혼자 들어앉아 있었다.
그랬던 내가 동생이 내민 귤 한 박스 앞에서 멍해졌다.
"이거 맛있어. 먹어바"
마트를 하는 동생이 누나에게 줄 거라고 얼마나 고르고 골랐는지 상한 녀석 하나 없는 말끔한 귤이 상자 안에서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가슴속에 얻혀져 있던 돌덩이가 얼음덩이였는지 스르르 녹는 느낌이다.
그리곤 이내 한숨이 푹 나온다.
'나는 대체 무엇에 화가 나 있었던 걸까?'
진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세상이 정의롭지 않아 화가 나고, 내 마음을 몰라주는 사람들에게 분노하는 나에게 이 깨달음을 주기 위해 시련이 찾아왔었던 것 같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