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일요일 아침 7시 눈이 떠졌다.
주말이면 11시가 기상시간인 신랑과 어제 새벽까지 게임을 달린 두 아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자고 있다.
덕분에, 가족과 함께 있는 우리 집에서 나만을 위한 시간을 주말 아침엔 보낼 수 있다.
더욱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나는 나의 테이블로 향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강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와 같은 맥락이랄까?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멍. 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나는 너무 좋다.
어렸을 때, 결혼하기 전, 학교에 다니고 있었을 때. 그때는 외로움이 사무치게 싫었다.
교실에 마흔다섯 명의 아이들이 우글거리고 있음에도 나는 나의 자리에 항상 혼자 앉아 있었다. 형제가 셋이나 더 있음에도 나는 집에서도 외로웠다. 최근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동기인 친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너는 그냥 혼자 있는 게 너무 편해 보였다고.'
그 말에 나는 정말 놀랐다. 외로웠지만 외롭지 않게 보이기 위해 참 많이도 바둥거렸구나 싶었다. 그냥 다가가서 얘기하면 될 것을 왜 그러고 있었을까?
거절당하는 게 두려웠을지 모른다. 친하다 생각한 아이들에게서 마음의, 상황의, 인간관계의 거절을 많이 당해봐서 더 이상은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차라리 벽을 치고 안으로 꼭꼭 숨어버리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외로웠다.
그러나 지금은 이리도 애타게 그 외로움을 찾아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으니, 뭐든 과함은 결핍을 부른다.
지금 이 외로움은 다시 외롭지 않기 위한 몸부림으로 바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긴 하다.
아이들이 너무 많이 커버렸다. 이맘때쯤 손바닥만 한 반팔 티셔츠를 정리하며 긴 티셔츠와 바지를 꺼내던 게 바로 작년 같은데, 지금은 성인 사이즈 옷을 사고, 학원 마치고 들어오면 9시가 넘고, 논리적인 엄마의 질책에 비논리적으로 대항해도 전혀 꿀림이 없는 나이가 되었다. 내 품을 떠날 날이 5년 남짓인 것 같다.
최근 [신경 끄기의 기술]이란 책에서 인생에 가장 중요하게 가져야 할 5가지 가치에 대해 나와있는 것을 발견했고, 내용이 많이 와 다았다.
1.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질 것.
2. 당신이 옳다는 믿음을 버릴 것.
3.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
4. 거절할 것.
5.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것.
언젠가 모든 이들은 죽는다. 나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야 하고 오늘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며, 오늘 일어나는 모든 일이 '그럴 수도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어제 게임을 하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주말 동안 아이들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