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싹을 보면 갓난아기의 보드라운 속살 같은 극한의 귀여움에 저절로 미간이 쪼그라든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주고 가끔 분무질에도 이쁘게 잘 자라는 식물 키우기가 재미나 벌써 우리 집 화분은 10개로 늘었다.
그런데 유독 한 아이는 잎사귀가 힘이 없이 쳐지며 말라가더니 급기야 줄기 하나만 남아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난이 좋아하는 환경이 되도록 베란다 문을 열어 바람을 쐬어주고, 물도 돌을 들취 가며 말랐다 싶을 때 흠뻑 주고 있으며, 그늘진 환경도 만들어 주었건만 도무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해줘야 돼? 네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지난번 잘 크라고 준 영양제가 문제가 됐었는지 그 후로 말라가는 난을 보며 과하게 준 관심과 사랑이 오히려 독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방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기 위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준다. 내가 생각한 가장 좋은 것이 이 친구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었던 모양이다. 아무런 저항이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식물은 더욱더 주인의 판단에만 자신의 생사를 오롯이 맞긴다.
내가 난이었다면...
나를 이토록 이해하지 못하는 주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말이 통하지 않는 그들과의 대화는 참으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