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잘 모르는 나.

by 발돋움

창문을 열어젖히지 않으면 더위와 답답함에 견딜 수 없던 여름이 지나

선득한 기운에 카디건을 껴입게 되는 가을이 오는 이 급격한 온도와 상황 변화에 대해

사람들은 당황하거나, 이질감을 느끼 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제까지 늘 그래 왔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온도 변화가 있어야 가능한 일들이 많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나는 가끔 생각한다.

머리와 마음을 연결해주는 버튼이 있었으면....

그래서, 머리가 이해하면 버튼을 눌러 마음까지 전달될 수 있었으면...


머리로는

책으로, 경험으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대사로, 주변 사람들의 상황으로,

배우고, 조금씩 깨닫고, 터득한 모든 삶의 이치들이 왜 가슴으로는 아직 받아들여지지가 않는 것인지.


나도 아직 모르는 마음속 저 깊은 구석 그늘지고 어두운 모퉁이 어딘가에 케케묵어 가고 있을 나의 진심이 무엇인지.


여름이 가면 가을이 반드시 오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당연스레 받아들여지면 좋으련만.


지독히 외로움을 타면서도, 사력을 다해 주위 사람들을 밀어내고 있는 내가.

오늘은 좀 안쓰럽다.


퇴근길 노을을 바라본다.

파랑, 노랑, 주황, 살구, 회색, 흰색, 하늘색...

나도 내 색깔을 가지면서도

아름다운 환경과 조화롭게 녹아들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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