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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May 09. 2023

다시 시작하는 임신준비 일기 #2

AMH 수치 그게 뭔데?

임신을 준비하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수술 후 이석증에도 걸리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2월달에 일부러 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고 생리양이 적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별 이상은 없었다.


 다시 학기를 시작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임신이 조급해졌다. 회사에 신혼여행을 보내고 임신을 한분도 생기고 임신준비 단톡방 10명 중 2명(나포함)만 임신을 하지 못했다. 다들 아기를 낳았고 아기를 낳고 키우는 이야기를 했다. 다들 잘 될거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마음이 조급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이 방을 나가기에도 어디에 임신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할 곳이 없어서 그냥 이방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남아서 위로도 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위로와 상처가 동시에 있는 방이었다. 


 이 방에서 먼저 시험관을 하고 임신을 하신 분들께서 병원 검사를 추천해주셨다. 난임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자연임신이 한번 되었고 임신 초기에 산전검사를 해서 별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난임병원에 가야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이 조급해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기로 했다.


 원래는 난임병원에 가려고 했지만 AMH 수치를 한번 보려고 하면 그냥 일반병원에 가서 해도 된다는 말에 그냥 일반 병원에 가서 피 검사를 했다.

 그전에 다녔던 산부인과는 집에서 30-40분 거리였고 이 곳은 차로 10분만에 올 수 있는 곳이라서 그냥 이곳에 와서 검사를 했다. 생리 이틀차에 가서 하면 좋다는 말에 1시간 조퇴를 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은 낡아있었지만 그래도 평일 낮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그냥 인기가 없어서 그런가 사람이 별로 없었다. 대기없이 쭉쭉 들어가서 병원 진료를 보았다. 병원 진료를 보는데 생리 중 질검사는 처음이라는 기분이 나빴지만 그래도 검사를 했다. 선생님께서 질 속을 확인해주시는데 난소나 별 이상이 없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검사를 하고 피 검사도 했다.


 검사 금액인 - 89,000원 정도 검사 후에 일주일 정도 기다리라고 했다.


 어제 퇴근을 하고 라면을 딱 끓여서 먹으려는 차에 검사 결과가 왔다. 결과는 amh 수치 1.58. 난소나이 39세다. 난 만 31세인데.....

 눈물이 나왔다. amh 검사 수치가 뭔지도 잘 모르고 뭔지 모르는데, 일단 난소나이가 높게 나오닌까 덜컥 덥이 났다. 

 당장 유튜브와 검색을 통해 이게 뭔지 찾아보고 수치비교를 통해 난소에 남은 난자가 몇개쯔음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번 나빠진 수치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 나이보다 실제 주민등록상 나이가 가장 중요한 것이니 어찌되었던 이것과 상관없이 난자의 질을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았다.


 시험관을 시작하게 되면 수치가 떨어지기도 한데서 겁이났다. 남편을 기다리는 동안 찾아보면서 울고 남편한테 짜증도 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라는 남편의 말에 화가 났다. 그러면서 울분에 차 운동을 가자고 말했다. 운동을 가는 길에 실망과 우울감으로 눈물이 나왔다. 헬스장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울었다. 울면서... 이성적으로 하자는 남편의 말에, 화를 냈다.

 이성적으로 하는 방법은 당장 영양제 잘 챙겨먹고, 잘 자고, 난임병원에 등록해서 검사 확인 후 시험관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으니 시험관 등록해서 하자고 말하니, 내년에 하자는 남편이 그래, 그럼 하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네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말에 눈물이 났다. 


 나도 내가 조급한거 아는데... 수치는 안좋고... 혹시 모를 난임이라는 것을 인정하기도 싫고... 그런 마음이 공존하는 걸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그리고 진짜 힘들지만 그냥 1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명량 핫도그 하나를 남편이 사줬다.

 3000원으로 괜찮아지는 슬픔이여서 다행이었다. 단순하게, 그리고 그냥 직관적으로 생각하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자고 천천히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래. 이 수치가 뭐라고 될놈될이고 진짜 술도 안먹고 배도 따뜻하게 하고 스트레칭하고 운동하면서 노력하면 아기가 언제쯤 올거라고 믿자.


 검사 결과를 들으러 이번주에 다시 병원에 간다. 냉정하게 꼼꼼하게 물어볼 것 물어보고 열심히 준비해서 배란 초음파 보면서 시도하자. 난임병원은 2달 뒤 예약해서 가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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