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술 후에 임신이 잘된다고 하더니...
보통 난임검사에 가면 나팔관조영술이라는 것을 받게 된다.
난소와 자궁 사이의 나팔관이 잘 뚫려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다.
사람들이 조영술이 애를 낳는 것만큼이나 괴롭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겁이 잔뜩 든 채로 조영술을 받으러 갔다.
조영술이 생각보다, 생리통 같았다. 잘 뚫려있는 사람은 아프지 않다고 한다. 나도 잘 뚫려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조영제를 넣는 것보다 조영제를 넣기 위해 기구를 질 안에 삽입하는 것이 더 느낌이 이상했다. 차가운 그 감촉이 기분 나빴다.
조영제 후에는 임신이 잘된다고 한다. 막혀있거나 이물질이 있을 수 있는 나팔관이 잘 청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달에 내심 기대를 했다. 뭔가 체온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같고 그래서 기대를 했다.
그런데 술을 많이 먹기는 했다. 그래도 스트레스도 덜 받고 해서 혹시나 했는데..
아... 이번에도 실패다.
이번에는 정말 되길 바랐는데.. 아이가 찾아왔던 그 달에 다시 찾아와주길 바랐는데... 안되었다.
도대체 문제가 뭘까...
자꾸 내 탓을 하게 되고 남편이랑 사이도 나빠지는 것 같다. 우울하고 좌절감에 슬프다.
다시 생리예정일이 되어 병원에 갔다. 이번에는 한번 배란유도제를 받아보기로 한다.
배란유도제는 보통 1만원정도면 된다고 했는데 나는 비보험이라서 38,000원이라고 한다. 가격이 너무 터무니 없이 비싼 것 같아서 토요일에 병원 문 닫을 시간인데 불구하고 들어가서 물어보고, 단톡방에도 이야기하니 일단 환불 받아보라고 해서 환불을 받았다.
남편하고 오는 길에 전화를 하면서 가격에 울었다. 남들은 다 쉽게 임신이 잘 되는 것 같은데 나는 이렇게 비싼 돈을 내면서 임신 준비를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이 돈이면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고 사고 싶은 것도 살텐데.. 하는 생각과 앞으로 만약 시술을 하게 되면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써야할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쉬운게 하나도 없다. 오빠와 결혼기념일을 즐기면서도 눈물이 나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계속 찾아오는 슬픔에 슬프다.
이놈의 생리는 또 왜 이렇게 양이 없는지, 분명히 자궁 내벽이 좋다고 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고, 체중감량을 해야할 것 같다. 아무래도 체중감량을 진짜 해야겠다. 굶어서라도 빼면 혹시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