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디연 X 학사공] 세대통합 프로젝트_액티브 시니어 매거진 제작
2023.09.13~2024.01.17
권솔, 노희수, 박준희, 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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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디연 창단 이래 첫 번째 방학을 맞이한 우리는 제주도 여행 중이었어요. 제주 바닷바람맞으며 서디연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던 우리는, 때마침 날아온 인스타그램 DM에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기 시작했어요. 바로 서울대학교 학생사회공헌단에서 서디연과의 협업을 희망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디자인은 조형 언어를 다루지만, 때로는 운동이나 혁신 활동과 더 닮은 구석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서디연이 디자인으로 ‘사회’의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발판이 되어주길 바랐어요. 또한 서디연이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어언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홍보 수단에 골머리 앓고 있었어요. 학교 내 단체, 그것도 ‘학생사회공헌단’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기회였어요.
우리가 학생사회공헌단(이하 학사공)과 진행하게 된 프로젝트는 ‘청년과 시니어 세대의 교류’를 주제로 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였어요. 청년층과 노년층이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 의미를 두어 ‘세대통합 굿즈 제작’과 ‘액티브 시니어 매거진 제작’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세대통합 굿즈 제작’은 관악구 내 글빛정보도서관과의 협업을 통해 시니어 분들이 직접 쓴 캘리그래피를 활용하여 전 세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굿즈를 제작하여 지역 축제에서 선보이는 프로젝트였고,
'액티브 시니어 매거진 제작’은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시니어 분들의 일상 사진과 인터뷰를 담은 매거진을 제작하고, 도서관과 온라인으로 매거진을 배포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우리에게 주어진 일은 학사공 측이 진행한 인터뷰 내용과 사진을 재료로 매거진 레이아웃을 디자인하는 것이었어요. 디자인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의논했던 것은 액티브 시니어 네 분 각각의 개성을 모두 살려서 디자인할 것인지, 혹은 매거진 전체를 아우르는 공통된 컨셉을 정해 보다 통일성 있게 페이지들을 디자인할 것인지 정해야 했어요. 전자의 경우, 네 분의 개성이 뚜렷한 만큼 주체적이고 활발한 삶을 사는 ‘액티브 시니어’의 이미지가 잘 전달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자칫하면 하나의 매거진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었어요. 후자의 경우에는 완성된 하나의 매거진으로 확실히 보여도 어쩔 수 없이 인터뷰이 네 분의 색이 옅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고민 끝에 두 가지 주안점을 정했습니다.
1. '액티브 시니어'라는 주제가 명확히 드러날 것
2. 액티브 시니어 4인이 모두 주인공이 되어 누구 하나 튀지 않고 잘 어우러질 것
‘액티브 시니어’라는 주제가 명확히 드러나려면 아무래도 개개인의 개성을 최대한 살려야 할 것 같았어요. 또한 디자인 과정에서 네 분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다 보니, 모두의 진솔한 이야기를, 그리고 모두의 톡톡 튀는 개성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 분이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네 분의 색을 각각 담은 개인 페이지를 한 명씩 맡아 진행하기로 했고 , 최종적으로 하나의 매거진이라는 통일성을 주기 위해 표지에 공을 들이기로 했답니다.
표지를 디자인하는 것은 꽤나 까다로운 일이었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매거진의 표지는 대개 인물의 사진이나, 매거진의 주제가 되는 그래픽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 매거진은 표지를 장식하는 대표 모델이 따로 있거나 있어야 하는 취지가 아니었으며, ‘액티브 시니어’를 관통하는 대표 그래픽을 떠올리는 일은 참 쉽지 않았어요. 인터뷰이 네 분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면 선택지가 늘어났을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고민 끝에 우리는 이 매거진의 제목인 ‘나는 멋지게 살기로 했다’의 타이포그래피를 표지에 크게 넣기로 했습니다. ‘나는 멋지게 살기로 했다’라는 재밌는 문구 자체가 시선을 확 끌기에 적합했고, ‘멋’을 특색 있게 디자인한다면 ‘액티브’스러움을 담을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우리 네 명은 각자가 생각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정의를 담은 멋 타이포그래피를 디자인해 보았고, 최종적으로 수정이의 디자인이 채택되었어요. 디자인된 ‘멋’에 4인 4색을 담아 크게 배치하니 모두가 주인공이 되면서, 액티브 시니어의 생기가 느껴지는 표지를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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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자 맡은 인터뷰 페이지를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페이지 분담은 각자의 디자인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어요. 결과물의 전체를 보는 능력이 뛰어난 솔은 표지를 발전시키는 일과 목차와 단체 설명 페이지를 맡았으며, 사진 보정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따뜻한 느낌을 잘 살리는 희수는 캘리그라퍼 선생님을 맡았고, 세련되고 무게감 있는 디자인에 강한 수정은 발레학원 원장 선생님, 감성적이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잘하는 준희는 동화구연가 선생님과 독서 동아리 회장 선생님 두 분을 맡았습니다.
이렇게 독서동아리 회장, 캘리그라퍼, 동화구연가, 발레스튜디오 원장까지 4인의 개성을 담아낸 내지들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톡톡 튀는 개성들이 하나로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페이지 넘버링을 통일하고 여백이 큰 페이지에는 매거진의 제목을 적어 넣었어요. 마무리로 솔이 전체를 훑으며 인터뷰 페이지를 제외한 나머지 페이지와의 통일성을 세세하게 조정했습니다.
이제 마무리 단계만 남았습니다. 디자인은 컴퓨터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본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어야 비로소 디자인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레이아웃 디자인에 더불어 매거진 용지 선택까지 간단히 넘길 수 없었어요. 넉넉지 않은 예산에 맞추면서, 매거진의 따뜻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부드러운 용지를 고심해서 골라 인쇄를 맡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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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실물로 나온 매거진에 오류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우리는 그제야 긴 여정이 끝났다는 안도감에 뿌듯함이 섞인 한숨을 내뱉었어요.
완성된 매거진 실물은 인터뷰이 분들께 전달되었으며, 서울대학교 교내 도서관과 관악문화재단 산하 도서관에 비치해 두었습니다. (서디연 링크트리 속 노션에서 매거진 전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디연’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진행한 학내 협업 활동으로, 처음이라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몇십번의 수정을 거듭해 마침내 완성된 결과물을 마주할 때, 그것을 받아든 사람들이 웃음을 지을 때 다시금 우리가 디자이너여야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느끼곤 하는 것 같습니다.
서디연은 학내 동아리, 타대학, 기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매거진 전문 보러 가기! (서디연 노션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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