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날 며칠을 밤을 설치며 기다리던 캠프에 대한 부푼 희망은 엄청났었다.
나의 스타를 눈앞에서 볼 수 있었고, 당대 유명한 가수들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기대를 거는 또 다른 하나, 바로 요리 경연대회. 캠프에 참가하는 누구나 요리를 출품하면, 캠프에 연예인들이 심사하고, 등수에 들면 상품까지 푸짐했다.
다른 건 다 떠나서 나의 스타가 직접 만든 내 요리를 먹는다니, 떨어진들 상품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이 이 캠프를 꼭 가야 하는 가장 큰 목적이자, 여러 날을 잠 못 들고 설레는 이유이기도 했다.
신기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한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수다 떨고 즐기는 사이, 어느덧 목적지인 용평 스키장에 도착했다. 수도권을 비롯하여 가까운 지역에서 먼저 도착해 스키장의 맨 아래 평평한 구역에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외, 하급자의 완만한 구역의 자리도 이미 다 차지한 뒤였다.
텐트를 칠 빈자리를 찾아 비탈진 스키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우리의 등반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서 상급자의 아찔한 능선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어릴 적 가족들과 계곡에 놀러 가서 아빠가 쳐준 텐트에서 잔적은 있지만, 직접 쳐 보는 건 처음이었다. 떠나기 전 아빠에게 이론상으로 수없이 교육받았지만, 막상 실전에 돌입하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하나하나 끼워서 고정해야 하는 옛날식 큰 텐트는, 서툰 우리의 손으로는 한참이 걸렸다. 모서리를 못으로 단단히 고정했지만, 아슬아슬한 경사에 미끄러질 것만 같았다.
고작 텐트 하나 쳤는데 해가 넘어가 버렸다.
지친 우리를 자극하는 화려한 조명이 쏟아지고, 현란한 음악이 춤을 추고, 십 대의 감성을 저격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첫 공개방송을 시작으로 캠프의 화려한 서막이 올랐다.
그리고 보너스 같은 시간이 주어졌다. 이천 명의 인원이 지역별로 각 팀으로 나누고, 팀별로 배정된 두 명의 연예인과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으로 즐기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 자리에 모인 우리들의 합성은 용평스키장을 날릴 기세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무언가 대단하고 특별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기대로 부푼 우리 가슴이 터질까 걱정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