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줄이자 육아가 가벼워졌다

by 니나맘

아이 있는 집 부모님들과 대화를 해보면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아이 키우는 게 ‘힘들어서’ 힘든 게 아니라, ‘어려워서’ 힘들다고.

요즘 부모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검색만 해도 한 가지 문제에 수십 개의 해답이 쏟아지고, 영상마다 전문가들이 각자의 답을 말한다.

그러다 보니 작은 선택 하나도 고심하게 되고, 육아 난이도는 점점 높아진다.


나 역시 그랬다.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아이를 위해 최선의 선택만 하고 싶은 욕심. 그 욕심이 쌓여 어느 순간부터는 ‘별것 아닌 문제’도 답을 찾기 어려워졌다.


우리 엄마는 나 어릴 때 어떻게 키웠지?




애 문제로 고민이 된다면 나는 매번 친정 엄마에게 전화한다. 우리 엄마는 이치를 꿰뚫는 차가운 눈과 날카로운 언어,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다.


어느 날은 아이 학원 문제로 고민이 끊이지 않아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걸기 전까지 나는 마음에 쉴 틈이 없었다. 집중도 안 되고, 검색창만 들여다보고,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행동은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머리만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가는 날들이었다.


“아이가 숫자를 좋아하는데 더 발달시켜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른 친구들은 다 할 줄 아는 것들을 저 혼자 못하면 매사 자신감이 떨어질텐데..

혼자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자존감도 떨어지지 않을까?

교구 가지고 그냥 노는 수준이라 다들 재미있어 한다던데 해보기나 할까?

그런데 초등 입학 전까지 사교육은 절대 안 하려고 했는데…

아이도 힘들고 나도 괜히 비싼 돈만 나가는 거 아닐까?”


삼사십 분 내 하소연을 듣던 엄마가 한마디 건넸다.


“그냥 해보고 고민해. 애가 싫어하면 관두면 되잖아.”




살아보니 ‘별 생각 없이 한 번 해보는 것’의 가치가 의외로 대단함을 깨닫게 된다.

머릿속 생각에 에너지를 빼앗기다 보니 그냥 한 번 시도해볼 힘은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이 교육도 마찬가지다. 너무 완벽하려다 보니 선택의 순간마다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부모도 인간이다. 실수도 할 수 있고 귀가 팔랑거릴 수도 있고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약간은 힘을 빼고 살아가는 것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득이 되는 순간이 많다.


학원 한 번 보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아이에게 안 맞으면 그만두면 그만이다.

그 정도면 “쓸모없는 사교육을 최소화한다”는 나의 교육관은 충분히 지킨 것과 다름없다.


완벽한 선택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무너지지 않고 아이 옆에서 오래 웃을 수 있는 힘이다.

생각을 덜어내는 순간, 육아는 조금 더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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