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사는 법

- 고코로야 진노스케,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by 고요유


책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을 읽고 필사한 내용.

나는 저자가 오만하다고 생각했다.


저자의 핵심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좋아하는 일만 해도 된다. 오히려 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취가 따라온다.

노력해야 가치가 있다는 강박을 버려라.

당신은 가치 있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믿어라. 그러니 대단해 보이는 결과를 낼 필요가 없다.

저자 자신은 샐러리맨에서 벗어나 원하는 상담사가 되었을 때, 강의 홍보를 전부 그만둬 버렸을 때, 여행을 떠나 푹 쉴 때 오히려 상담실이 사람으로 분비고 책이 불티나게 잘 팔리며 성공 가도가 이어졌다며 말이다.


저자는 현대인들을 이렇게 비유한다.


아래로 내려오는 에스칼레이터를 구태여 타고 위로 올라가려 애쓰는 사람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래로 내려오는 에스칼레이터만이 위 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도저히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사람들도 있다.

저자는 가만히 있을 때 오히려 상황이 나아졌을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가만히 있을 때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침몰할 수도 있다.


노력하지 말라. 하고 싶은 일을 해라. 그럼 성과가 뒤따를 것이다.


이상적인 말이고, 나도 이를 믿고 싶다.

내가 지옥 같았던 힘든 시절들을 겪어 낸 동력도

내 꿈에 대한 희망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다소 비현실적이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성공에는 필연적으로 운이라는 요소가 작용한다.

저자의 말대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 운이 훨씬 더 크게 작용할 것이다.

가정환경, 재능이나 능력마저도 사실은 타고날 때부터 정해진 운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접할 기회조차 없었던 이들,

어려서부터 가족의 고통을 온몸으로 체감해 온 이들에게

과연 저자의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에서 벗어나라라는 말이 과연 어떻게 다가올까.

회의감이 들었다.



밑바닥 경험까지 좋아해야 그 일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나는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해, 학원도 다니며 내 가장 힘든 시기를 견뎌 왔다. 하지만 완벽주의적 강박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그림 실력은 나를 엄청나게 괴롭게 만들었다. 분명히 좋아하는 일이었다.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기도 하고, 몰입할 때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일이 아니라, 게임 같은 유흥거리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배경지식 없이, 조작키도 모르고 스토리도 이해가 안 될 때는 어떤 게임이든 지루하거나 어렵기 마련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그것이 ‘일’이고 ‘잘해야 하는 직업’이 된다면

슬럼프와 고통을 초래한다. 어떤 일이라도 그렇다.

그러니까 밑바닥 경험까지 전부 좋아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건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3개월 간 꾸준히 뭔가를 해야 성과가 서서히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그 말에 조금 더 힘을 싣고 싶다. 일이든, 공부든, 그림이든, 글이든, 운동이든 초반에는 형편없는 실력이 여실히 드러나며 자괴감도 들고 재미도 느끼기 어려운 게 사람이다. 하지만 점차 실력이 늘고 이해도가 높아지며 그 일의 재미를 찾기 시작한다.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든 일단 시작해 본다. 그중에는 정말 영 아닌 것들도 있다. 그냥 싫고 힘든 정도가 아니라 정말 죽을 것처럼 힘든 것들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생의 선택지를 하나 지운다. 나에게는 그렇게 지운 선택지가 사람이 아주 많은 곳에서 일하는 영업직 아르바이트였다.


그렇게 싫지 않다면 일단 3개월은 지속해 본다. 아무리 어렵던 것이라도 조금씩 익숙해지며 실력이 늘어난다. 그제야 나는 이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자각한다. 만약 저자의 말처럼 밑바닥 부분이 힘들다는 이유로 내가 이 일까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고 내쳐버렸다면 나는 선택지 하나를 잃은 것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책에서 내가 배워갈 수 있었던 것은 이 점이다.


저자는 이렇게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임을 암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력해야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가치 있는 사람이다.


사물은 존재보다 본질이 선행한다. 즉, 목적이 있기에 태어난다.

그러나 사람은 다르다. 실존이 본질에 선행한다.

다시 말해, 목적 없이 태어나 목적을 스스로 찾아가는 존재이다.


이러한 실존주의적 사고에 부합하는 이야기 같았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왜 태어나서 이렇게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걸까?


어린 내가 일상적으로 했던 고민이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게 답한다.


그냥.


그냥 태어나서, 그냥 살아간다.

목적이 없어도 된다. 일단 태어났으니 사는 거고,

일단 태어났으니 가치가 있는 존재이다.


그러니까 로봇처럼, 사물처럼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간혹 인생의 어떤 목적들, 예컨대 취업이나 진학, 성공을 위해

사는 사람들 같다. 나 역시 그랬다.


존재에 대하여 회의감을 느끼지 말아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있는 그대로도 괜찮다.


비록 현실성은 없을지 몰라도,

목적을 위해 쉼 없이 달리며 마음이 병들어가는 현대인들에게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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