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일기 #6
원래는 아래 사진처럼 네 다리안에 상판이 딱 들어오는 형태였으나…
‘대충 어떻게 되겠지’ 하며 만들다 보니 스툴 상판 크기가 엉덩이 한쪽도 제대로 안 들어갈 정도로 작아지게 됐고,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스툴로 기능하려면 상판의 크기가 현재 다리 윗부분의 공간보다 더 커져야 하기 때문에 다리를 상판에 꽂는 형태로 다시 작업을 했다.
1. 다리 상부 촉 만들기 (관통장부)
먼저 다리 네 개의 상단 부분을 모두 촉으로 가공해야 하는데, 상판과 체중을 지지하려면 촉이 바닥과 수직이어야 한다. 문제는 다리가 수직이 아닌 비스듬한 사선이라 촉 부분만 다시 수직으로 마킹을 하고 가공을 해야 했는데, ‘이게 제대로 상판에 꽂힐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그래도 일단 한다.
2. 상판 재단 + 집성
여자처차 다리 촉 작업을 끝냈으니 이제 상판을 준비해야 한다. 적당한 크기로 재단을 했는데, 18mm 두께 나무판은 너무 얇고 볼품이 없어서 두 겹을 붙여 집성하기로 했다.
상판 집성은 두 개의 판을 본드로 붙여 클램프로 조이는데, 생각보다 클램프도 많이 필요하고 클램핑도 쉽지 않았다.
3. 상판 구멍 뚫기 (관통장부)
상판이 준비됐으니 이제 다리 촉을 꽂을 수 있게 상판에 구멍 4개를 뚫어야 한다. 촉의 크기랑 각각의 위치, 거리를 최대한 정확히 측정해서 상판에 구멍 뚫을 자리를 마킹한다. 구멍은 각끌기를 써서 뚫은 다음 역시나 끌로 마무리한다.
끌로 상판 구멍 하나하나를 마무리하면서 다리의 촉을 하나씩 끼워보고 맞춰나가는 게 오래 걸리지만 재밌다.
(축) 네 개다 완성 (축)
4. 상판 모서리 다듬기 (라우터)
처음으로 라우터를 써서 상판 모서리를 둥글게 가공했다. 그리고 사선형 날로 상판의 윗부분은 살짝, 아랫부분은 좀 더 많이 깎아서 포인트를 줬다. 라우터는 아직 무섭기도 하고… 자주 써봐야 익숙해 질듯 하다.
이후에 상판에 뜯긴 부분이 있어 자동대패로 뜯긴 부분을 없애려고 두께를 깎다 보니 상판이 다시 얇아져버렸다… 이럴 거면 집성을 왜 한 걸까ㅠ
이제 남은 건 마감 - 조립/본딩이다.
5. 마감 칠하기 (바니쉬/스테인)
다리는 빠르게 샌딩을 끝내고 바니쉬로, 상판은 월넛(?) 느낌이 나게 스테인으로 마감을 했다. 여담이지만 지나고 나니 원작처럼 좋은 나무를 써야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스테인을 바를 때 미네랄 뭐를 섞어야 하는데 그냥 발라버렸다가 다시 섞어서 발랐다. 어디까지나 색을 칠하는 거라서 묘한 싼티(?)가 났다. 모를 땐 그럴싸해 보였는데 알고 보니 그렇다.
6. 조립 / 본딩
목공을 배우면서 느끼는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본딩이다. 왜냐하면 접착제를 바르고 굳기 전에 정확하게 클램핑을 해서 고정시켜야 하는데 잘못되더라도 이미 접착제가 굳어버려 수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번 마음은 급한데, 클램프 작업이 능숙하지 않으니 장부작업을 잘해두고도 쫓기며 본딩을 잘못해서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조립뿐만 아니라 본딩/클램핑 계획까지도 다 구상/계획해두고 해야 한다고 한다.
7. 마무리 : 쐐기 / 다보 작업
이제 상판이 빠지지 않도록 쐐기를 박는 작업과 다리 부분의 브라이들 조인트/반턱맞춤의 장부가 빠지지 않도록 하는 다보 작업이 남았다.
마스킹 테이프 + 스테인 덧칠 작업은 그야말로 새로운 기법을 창조해 냈다. ‘경계선 스테인 침투 기법’쯤으로 해두자. (사실 이때는 반쯤 자포자기 상태였다ㅋ)
마지막으로 다리 부분 조인트들의 결합력을 높이기 위한 다보작업이다.
8. 끝… 집으로
원작과 많이 달라졌지만, 구상에서부터 마무리까지 직접 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스툴 만들기였다. 다음에는 조금 좋은 나무로(상판 멀바우, 다리 오크?) 더 잘 만들어 보고 싶다.
내 멋대로 스툴 끝!
후기 : 집에선 스피커를 놓아보았다. (콘셉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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