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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드는 스마트폰 소품

Wooden Mobile Stand

by 참새 목공소


#스마트폰소품


앞서 좌식 테이블 다리 리폼을 하면서 중간중간 막간을 이용해 스마트폰 소품을 만들어 봤다.


최종_진짜최종


스마트폰 충전기 겸 거치대인데, 예전에 봐 둔 디자인도 있고 #핀터레스트 에서 wooden mobile stand 로 검색해서 나오는 디자인들을 모방 + 짜깁기해서 만들어 봤다.


포인트는 소품이지만 좋은 #하드우드 를 쓴다는 점, 그리고 모바일 제품인 만큼 나무와 기계의 어우러짐, 실용성과 활용도가 중요하다 생각됐다.


이걸 약간 F 스타일로 풀어 얘기하면,


‘소중한 사람에게 주고 싶은, 부담스럽진 않지만 의미 있는 선물’


정도랄까?




#유칼립투스


먼저, 본체 부분은 공방 목재 랙에 있는 나무들 중 놀고 있는 자투리 하드우드를 찾다가 발견한 건데, 유칼립투스 #집성목 이라 한다. 그 위에 요리조리 스케치를 했다.


원형 #맥세이프 충전기의 직경이 55mm라서 #가구제작기능사 때 썼던 제도용 자를 써서 55mm 원을 먼저 그리고 그걸 중심으로 연필선을 그렸다.

유칼립투스 위에 먹금 넣기


연습 삼아 만드는 거기도 하고 맥세이프 정품이 6-7만 원으로 너무 비싸서 쿠팡에서 짭세이프를 샀다.

짭세이프




#드릴프레스 #밴드쏘


맥세이프가 들어갈 원형 홈은 드릴프레스를 써서 팠는데, 마침 맥세이프 직경이랑 같은 55mm 비트가 있어 럭키.


드릴 프레스는 제대로 써 본 적 없었는데, 이번에 실장님이 잘 알려 주셔서 몇 번이나 써볼 수 있어서 좋았다.

드릴프레스
55mm 비트가 아리마스
비트가 중심을 콕 찍어 흔들리지 않게 원으로 파낸다
깔-끔


원을 파낸 다음 밴드쏘로 곡선이 있는 바깥 테두리를 따내야 하는데, 첫 컨택 만에 바로 연필선을 먹어버렸다ㅠ ㅋㅋㅋㅋ


옆에서 숨죽여 보던 실장님 왈


“그럴 줄 알았어요 ㅋㅋ”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천천히 톱이 움직이는 반경을 염두하면서 들어가야 하는데 여백도 없이 급하게 냅다 밀어 넣다 보니 그렇게 됐다ㅋㅋ 이래서 밴드쏘도 그렇고 기계는 자주 써봐야 한다ㅠ


다시 여백을 두고 오리긴 했는데 저건 어캄??



#벨트샌더


밴드쏘로 잘못 실수 한 부분을 벨트샌더로 갈아 보라 하셔서 조심조심 돌려가며 테두리를 조금씩 갈아 나갔더니 꽤 그럴싸해졌다.


벨트샌더를 해보니 닿는 면, 주는 힘과 방향에 따라 조금씩 정교하게 다듬어지는 게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실수 감추는 중
와 나 벨트샌더 좋아했네


왠지 주특기를 찾은 듯한 너낌?




#라우터 #트리머 다양한 비트 써보기


구멍도 더 뚫어야 하고 테두리를 빗면으로 다듬고 싶어서 라우터, 트리머로 여러 비트를 써가며 작업을 해봤다.

라우터 - 삼각(?) 비트로 테두리 빗면 처리


나중에 알려 주셔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렇게 테두리를 잘라내거나 비트로 바깥 면을 날리는 작업은 내부 홈이나 구멍 가공을 다 마친 후에 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하다 보니 왜 그런지 알게 됐는데, 바깥 부분을 먼저 하고 나니 안쪽을 가공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고정하기도 힘들고…

드릴 프레스 - 더 작은 직경의 원 비트로 하단 뚫기
트리머 - 베어링 비트로 내부 파내기



#안맞는데요??


55mm 비트를 써서 판 홈인데 짭세이프가 약간 커서 안 들어간다ㅠ

??? 안들어감


드릴프레스용 비트가 5mm 단위로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1mm 정도 더 크게 만들 방법이 안 떠올랐다. 이럴 땐 선생님과 실장님에게 헬프 요청.


얘기를 들으시고는 실장님께서 (치과 스케일링 하는 장비 같이 생긴) 펜 타입 샌딩기를 갖다주셨다.

(치석 제거기 아님)
본체


이 샌더로 원형 홈 안쪽을 넓히고 끌로 살짝 정리했더니 얼추 맞아 들어갔다. (참 별의별 기계가 다 있다)

짭세이프 들어감
그럴싸
그럴싸2
뒷면


꽤나 그럴싸 해 졌다.



근데 이제 #다리 #받침 은 어떻게?


문제는 본체를 비스듬히 세울 다리/받침 작업인데, 만들기 전에 그냥 손으로 슥슥 그려 구상한 다리를 실제로 만들어 봤더니 디자인 적으로 너무 별로였다.

끄적끄적 구상한 최초 시안
원래는 짜맞춤으로 비스듬히 꽂으려 했다


찍어 둔 사진도 없을 정도로 별로였음.


이후 다리 디자인에 대해 공방에서 얘기도 나눠보고 주변 사람들의 의견도 듣고, 핀터레스트로 디자인도 좀 더 찾아봤지만... 결론적으로 특별한 묘안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심플하게 가기로 했다.


다리가 심플하긴 해도, 본체에 끼울 수 있게 곡선을 따고, 그 곡선대로 홈을 파고 맞춘 게 디테일이라면 디테일이다. 곡선을 팔 때는 원형 조각도를 썼고, 면 가공은 톱 + 벨트샌더로 했다.


그리고 나무는 회심(?)의 #화이트오크 로.

본체(유칼립투스)와 다리(화이트 오크)




#마감 #대니쉬오일


하드우드로 만드는 소품인 만큼 마감이 중요한데, 선생님께서 대니쉬 오일을 추천하셨다. 오일과 바니쉬의 장점을 다 갖춰서 목재 표면이나 색감도 돋보이게 하고, 수분이나 외부로부터 목재를 보호해 주기에도 좋다고 한다.

비포
애프터


역시...


하드우드는 오일을 발랐을 때 비로소 그 간의 노고를 보상받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사진 보정/영상 편집할 때 #컬러그레이딩 (color grading) 같다고나 할까, 약간은 저 채도/디폴트 한 색감의 나무가 오일을 바르는 순간 채도, 대비, 선명도가 확 올라가며 나무가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오일을 잘 말린 다음 짭세이프 자리에 양면 테이프를 붙이고 짭세이프와 결합시켰다.

짭세이프 붙일 자리
짭세이프 결합


만드는 과정이 약간은 용두사미(?) 였지만, 오일을 바르고 나니 그래도 꽤나 괜찮았다.



#완성 #집으로


이렇게 여차저차 좌충우돌 스마트폰 충전 거치대 작업을 마쳤다. 집에 가져와서 와이프 폰을 뺐어다가 사진을 찍었다. 흰 테이블 위라서 더 이뻐 보이는 느낌.


(이러고 #케데헌 해시태그 넣으면 좀 노양심인가? ㅋ)



#후기


드릴 프레스나 벨트 샌더 같은 공구를 많이 써볼 수 있어서 좋았고, 또 작업 순서에 대해서도 약간의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에는 안 담겼지만, 여러 가지 비트를 써보면서 라우터와 트리머에 대해서 좀 더 경험도 넓힐 수 있었다. 작업 순서만 잘 짠다면, 라우터와 트리머에 대한 무서움/위험함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중에도 이미 많은 제품들이 나와있긴 하지만... 스마트 기기와 나무와의 결합으로 뭔가를 더 많이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업이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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