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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인 Sep 02. 2021

이게 정말 내가 꿈꿔온 삶 인가?

직장 생활,그날의기억

오늘 평소 연재하던 부동산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직장인으로서 회사를 다니며 들었던 솔직한 감정과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고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글을 쓰다 보니 그날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 평소보다 조금 날카로운 어조와 말투로 글을 써 내려가게 되더군요. 미숙한 글쓰기 경험으로 솔직한 감정과 경험을 담다 보니 그랬으려니..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읽어 내려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실적인 부동산 투자 팁이나 노하우가 담길 글은 아니지만, 글을 읽는 1분이라도 나와 같은 막막함과 고민을 가졌던 당신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직장 선배의 조언


7년 전, 신입사원이었던 내가 선배들에게 실제로 들은 조언 들이다. 

“회사의 업적이 너의 업적이 된다.” 

“회사가 성공하면 네가 성공하는 것과 같다.” 

“회사가 있어야 가정이 있고, 회사에서 존경받아야 가정과 타인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

“회사 안은 전쟁터이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다.”

난 지금 학생 때부터 "저기에 취업할 수만 있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공부하겠어"라며 꿈꿔 온 직장에 취업하여 재직 중이다. 그리고 이 기업에 취직해 열심히 일하면,  그동안 세상에 없던 멋진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당시 내가 생각했던 멋진 일들이란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다. 세상에 없던 사업을 생각하고, 기획하며  

3개 국어에 능통한 동료들과 외국인과 미팅하고 계약하며, 승진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부장이 되어 1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으면 강남에 집을 산다. 퇴직할 때쯤 되었을 땐, 아마 내 자식들은 나를 우러러보고 있을 것이고, 일하지 않아도 넉넉히 살 수 있을 만큼의 퇴직연금을 받고 노후를 여유롭게 준비할 것이다. 그리곤 과거에 성공한 내 삶을 돌아보고 뿌듯하게 남은 여생을 보낼 줄 알았다. 



현실을 깨닫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본 선배들 중 내가 꿈꾸던 미래를 살고 있는 선배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직장 선배들로부터 들은 조언은,

 
“여기서 노력하고 꿈을 위해 일하다 보면 네가 꿈꾸던 삶을 이룰 수 있어" 

가 아닌 네 인생의 주체를 "나"에서 “회사”로 바꾸라는 말들 뿐이었다. 

멋진 나로 살기 위해 꿈꿔 오던 회사인데, 왜 나를 버려야 하는가 잘 이해되지도, 마음속 깊이 항복되지도 않았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도, 항복할 수도 없었다. 


훗날 억지로 끌려간 술자리에서 그들로부터 들은 인생의 주체가 "회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 삶의 끝에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회사 밖은 이곳보다 더 살기 힘들고 괴로운 지옥이며, 그나마 이곳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회사 밖을 떠나는 순간 더 혹독한 현실만 기다리고 있으니, 그나마 지옥보다 나은 전쟁터에서 살라는 것이었다. 

마음이 불편했다. 그리고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이게 정말 내가 꿈꿔온 삶인가?


풀리지 않는 의문을 품고 일하던 중 기획으로 직무를 변경되었고 이후 다음과 같은 업무지시를 받았다.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

"마음 편히 시간만 보내고 퇴근하지 않도록 보내지 않도록 경쟁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라. "

"경쟁에서 도태된 자는 불안감을 가지고, 이긴 자는 모두가 부러워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라."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어떤 일을 얼마만큼의 목표를 가지고 실제로 어떻게 달성해 나가고 있는지,
  진도를 체크하고 압박하여 성과를 극대화하라."

순간 내 머릿속에 3가지 사실이 확실해지면서 내속에 있던 “이게 정말 내가 꿈꿔온 삶인가?”라는 의문이 저절로 풀려버렸다.

[첫 번째 사실]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나와 내 가정보다 회사의 성과를 우선시해야 한다.

[두 번째 사실] 회사에서 가능한 성공은 승진이며, 승진에 끝에 있는 그들조차 내가 상상했던 모습에 이르지 못했다.

[세 번째 사실] 회사는 나를 한 명의 인격체가 아닌 한 개의 자원으로 보고 평가하며 관리해왔고, 관리 중이며, 앞으로도 쭉 관리할 계획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내린 결론이자 입사하고 배운 것, 그것은 잔인하게도 “내가 꿈꿔온 삶은 이런 게 아니며, 이 길의 끝에도 그곳엔 이를 수 없다”였다.



|결심


그날 이후 나는 누군가 먼저 나 같은 고민을 가지고 해답을 찾아 걸어 나간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고 싶었다. 


“회사 밖은 정말 지옥인 것인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일을 하며 생계 걱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건지?”

“그것이 가능하다면 난 도대체 뭘 배우고, 뭘 해야 하는 건지?”


문제는 주변을 둘러보니 이런 생각은 모두 하고 있지만 “대안이 없다.”라는 이유로 대부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생계형 회사원이 되어, 이것도 나쁜 삶은 아니야”라고 자신을 합리화할 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가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때 결심했다. 언젠가 내가 과거 스스로의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날이 되면  글을 통해 과거의 나와 같이 현실이 답답한 사회초년생들과 20~30대를 위한 글을 쓰겠다고. 


물론 처음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나 자신이 엄청난 부자가 되었거나 굉장한 사업체의 CEO가 되어 360도 변화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 그게 가능하냐라는 정도의 자산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부동산 투자를 통해 모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덕분에 먹고 살기 위해 억지로 다녀야 하는 회사라는 슬프고 무거운 마음의 짐은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거의 매일 밤 다음날 출근이 두려워 5시까지 잠들지 못해 뒤척이던 날들도 이젠 추억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가볍게 느껴진다.

이렇게 성공담처럼 이야기하는 투자도 혼자만의 지식과 능력으로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많고, 사회경험이 없단 이유로 무시받으며 속았던 일들도 많다. 과분한 결과라고 생각되기에 더욱 그동안 알게 된 것들에 대해 혼자만 알고 있을 수 없었다. 거짓을 이야기하는 거짓 선지자들의 예언들도, 개인의 성공을 위해 얼토당토않는 감언이설로 가난한 이들이 가난해서 가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현실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기도 싫다. 그들을 욕하기보다, 과거 나와 같은 고민들 가지고 절망하는 2030 세대들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을 가지고 투자해야 하는지, 단 1명이라도 알게 되어 자신의 인생을 바꿔 내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을 위해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


아버지가 가족을 버렸던 그날에도, 집이 없어져 거리에 나앉게 되었던 그날에도, 어쩌다 운 좋게 입대한 미군에서 영어를 한마디 못해 혼나던 날에도, 영어로 혼나 왜 혼난 건지 이유를  알아듣지 못해 또다시 혼나 무시당하던 그날에도, 내 마음속에 단단한 돌덩이가 되어 나를 지탱해준 한 줄의 문구가 있다. 


꿈에 눈이 멀어라, 시시한 현실 따위 보이지 않도록

부동산 투자는 내게 그 꿈을 또렷하게 보고 나아갈 수 있게 해 준 망원경과 같은 존재였다. 이젠 나와 나의 이야기가 당신이 꿈에 눈이 멀도록 또렷이 볼 수 있는 망원경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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