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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인 Sep 08. 2021

90년생을 위한 투자 전략은 따로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를잘하고 싶은 90년생 분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쉬운 투자

 부동산 투자가 쉬운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종합해보면 "비싼 걸 사면되니까"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대장 아파트를 사놓으면 가장 빨리,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오르는 쉽고 게으른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독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비싼 곳에 중장기 가치투자가 답이다."



그럼에도 나에겐 어려운 이유

 배운 대로 누가 봐도 좋은 곳에 중장기 가치투자를 하고 싶었지만,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부동산 투자가 대학에서 전공한 3대 역학 시험보다 어려웠던 이유입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 요소 일자리인 3대 업무지구 강남, 시청, 여의도 그리고 최근 신생 업무지구로 유명한 마곡과 판교. 이들 지역에 지하철로 30분 이내 통근이 가능한 역세권 아파트. 10년 이내 준신축 아파트 혹은 재건축/재개발이 예정되어 있는 아파트. 이런 기준에 맞춰 투자처를 고를 때마다, 하루에 만 원 이상 쓰지 않고 월급의 80% 이상을 저축하며 만든 3000만 원이라는 돈이 어찌나 그렇게 작아 보였는지 모릅니다. 재정적인 지원이 힘든 집안 상황을 알면서도 1년 후면 오를 것이 뻔히 보이는 투자처에 투자하지 못하는 심정. 그것은 마치 '네가 죽을 만큼 노력해서 금융지식을 쌓는다 해도 매일 놀고먹는 금수저들을 이길 순 없어. 넌 가난하게 태어났으니까'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투자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던 만큼 이런 절망감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등고자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듯, 모두가 원하는 아파트를 선점하고 장기로 보유하며 팔지 않는 것은 부동산 투자의 왕도이자 정석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가치투자에 걸맞은 상품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죠. 과거에 저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자본의 크기가 부족한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보다도 허황된 이야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등고자비(登高自卑),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놓고 평생 팔지 않을 가치 있는 게으른 투자를 목표로 하되, 당장 내딛을 수 있는 한걸음을 내딛고, 낮은 계단부터 하나씩 오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90년생을 위한 투자전략입니다. 저 또한 "이곳이 오를까?라고 망설이게 되는 곳",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고 싶은 곳"으로 시작해서 "오를 수밖에 없는 곳", "평생 팔지 않아도 되는 곳"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당황하셨나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 실제로 이 한걸음을 딛는 것이 어려워 시작 자체를 포기하는 친구들을 일 년에 수십 명씩 만나봤습니다.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결국 모아놓고 보면 비싼 것만 오르고 살 돈도 없어니 시작할 수 없다는 의견입니다.

"이제 담보대출도 모자라 신용대출도 안된대"
"사려고 했더니, 규제지역으로 묶여버렸어"
"앞으로 지방은 다 소멸해. 인구도 줄고 있어. 그리고 서울도 신축 아니면 안 된다는데?"


 하지만 이상합니다. 실제로 확인해본 적도 없고 아직  일어난 일도 아닌데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헛된 희망이라는 것일까요? 해보지도 않고 나와 다른 누군가의 희망을 꺾는 것은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비관적인 것' 일 뿐입니다. 우린 할 수 있는 것부터 최선을 다해 부딪혀보고 넘어지면 그로부터 배워 성장할 뿐, 멈춰있진 않을 것입니다.



최선의 점프가 닿는 곳이 낮은 곳 일지라도

 낮은 곳부터 시작하셔도 됩니다. 마땅히 그래야 하고 당연한 것입니다. 투자한 아파트가 주변 사람들이 모르는 소박한 곳이라 해도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우리의 투자는 부러움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니며, 스스로 자립이 가능한 경제적 기반을 만들고 진정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수입은 근로소득뿐인 직장인이 양극화 트렌드에 걸맞은, 모두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아파트가 아니라고 해서 아예 투자를 접는다면 부의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자산이 적을 때는 그에 맞는 최적의 상품을 찾아 일단 투자부터 먼저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근로소득에 자산소득을 합쳐 평생 팔지 않아도 될 가치 있는 물건에 장기투자 혹은 실거주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개척하여 실현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90년생을 위한 부동산 투자전략

그럼 자신이 살 수 있는 최적의 상품을 찾아 투자하는 전략은 무엇일까요?


① 아직 아이가 없거나 미혼이라면 실거주보다 투자부터 시작하기

 이미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여 핵심 입지에 팔지 않아도 될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분이라면 실거주를 통해 세금으로 나갈 돈을 방어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이 글의 주요 독자라고 예상되는 2030 세대분들에겐 재산을 빠르게 늘려 평생 팔지 않을 곳에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는 실거주로 세금을 방어하기보다, 당장의 거주 비용을 줄이고 투자금을 최대한으로 늘려 자본소득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내집에 실거주 하기보다 월세를 활용해 모을 수 있는 종잣돈의 크기를 최대한 키우고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아파트에 투자를 먼저 시작하시길 추천드립니다.


② 인구 30만 이상인 지역의 아파트 투자하기

 부동산 투자를 결정하셨다면 아래 두 가지 조건에 맞는 곳 인지 꼭 체크해보시길 바랍니다.

 첫 번째, 처음 시작은 꼭 인구가 30만 명 이상인 지역부터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투자자일수록 갑작스러운 공급이나 악재에도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이 튼튼한 곳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구 30만 이하의 지역은 기초체력이 약해 쉽게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물량의 공급에도 크게 휘청거려 집을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하고 강제로 보유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도 있습니다. 또한 인구(세대수)가 많다는 것은 지역 내 실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기 때문에 대세 상승 시 오름폭이 커, 투자수익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두 번째, 토지나 오피스텔 보단 아파트에 먼저 투자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아파트는 대다수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상품입니다.  가장 많은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부동산이라는 뜻입니다. 투자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필요할 때 돈을 자유롭게 빼고 쓸 수 있는 환금성 또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파트라는 상품이 가지는 절대적인 수요는 투자의 환금성을 높여주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헐값에 매물을 내놓지 않아도 토지나 빌라에 비해 빠르게 내 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물어보는 오피스텔의 경우는 아예 아파트 투자와 다른 개념의 투자로 생각하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아파트 투자와 달리 오피스텔은 현금흐름(월세)을 목표로 하는 수익형 투자상품 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빠르게 자산의 크기를 늘려야 하는 2030 세대의 상황과는 잘 맞지 않습니다. 월세 수입을 늘려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 또한 처음부터 오피스텔에 투자해 월세를 받는 것보다는 아파트 시세차익 투자를 통해  투자금을 키운 뒤, 한 번에 월현 금 흐름 4~500만 원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은퇴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시세차익이 가능한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별도 글을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③ 지역 부동산 경기의 온도차를 이용한 중단기 투자

 전국은 여러 개의 생활권으로 나눠져 있고, 생활권마다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부동산 시장 사이클은 각기 다릅니다. 지역마다 예정된 공급도 아파트를 사고싶어하는 수요도 다르기 때문이죠. 이곳에 기회가 있습니다. 마땅히 가격이 올라야 정상인 아파트가 수년간 눌려있기도 하고, 반대로 주어진 내재가치에 비해 가격이 심하게 오르는 아파트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이 부족한 2030 세대라면 미분양 추이를 보며 남들보다 빨리 지역 내 수요가 살아나고 있음을 눈치채고 예정된 공급이 적은 곳에 과감히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이런 곳이라면 좋은 상품이라도 비교적 작은 투자금으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고른 지역 내에 자신이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아파트를 사두고 2~4년 후에 팔아 다시 수요가 살아나는 지역에 투자를 반복하며 자산을 키워야 합니다.

 물론 아무 아파트나 싼 것을 사놓고 기다리면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역 내 부동산 심리가 살아 났을 때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아파트)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제가 실제로 사용한 투자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시리즈 형태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꼭 제 글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여러 전문가와 투자자의 투자법을 밴치마킹 하시고 전국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자신만의 투자기준을 세운 뒤 빠르게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나만의 투자 전략을 세우시길 추천드립니다.


④ 평생 팔고 싶지 않은 곳에 내 집 마련하고 팔지 않기

 마지막 전략은 팔지 않을 내 집 마련하기입니다. 팔고 싶지 않은 곳이 어디냐고요? 자신이 거주 중인 지역에서 '이곳 보다 더 좋은 곳은 없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중요한 건, 나에게만 좋은 곳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좋은 곳'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곳은 역시 서울의 반포동, 압구정동, 부산의 우동, 남천동, 대구의 범어동, 만촌동, 대전의 도룡동, 둔산동, 광주의 봉선동, 인천의 송도가 있겠지요. 이외에도 좋은 동과 아파트는 많습니다. 이런 곳에 실거주 아파트를 사고 나면 팔지 말고 보유하시길 추천드립니다. 훌륭한 입지는 쉽게 변할 수도 생길 수도 없기에 당신과 후손들에게 평생 화수분같은 존재가 되어 줄 것 입니다.



전략 없는 실행은 때론 위험합니다.

전략적 사고 없는 무차별적인 실행은 때론 자신과 주변을 다치게 합니다. 시작하지 말걸 이라는 후회를 낳기도 하지요. 비싼 걸 사면된다는 너무 쉬운 부동산 투자. 모두가 원하는 쉽고 게으른 투자가 더 이상 돈 많은 금수저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낮은 곳에서부터 용기 있는 투자를 시작하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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