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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인 Jul 20. 2022

부동산 시장, 폭락의 시작 ?

과거로 본 부동산의 미래

    (안내) 오랫만에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양을 줄일까 고민했습니다. 누군가에겐 의미있는 내용이 있을 것 같아 요약하지 않고 글을 발행합니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내용만 보시길 바랍니다.



    지난 1년, 다주택자에서 2 주택자가 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습니다. 글을 쉬었던 1년간 집값 폭락론이 고개를 들고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유독 주변 지인들로부터 앞으로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부동산 시장은 리스크 관리(RM, Risk Management)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에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 질 녘, 멀리서 달려오는 그림자가 든든한 아군인 개인지 나를 위협할 늑대인지 알아보기 힘든 것처럼 떨어지는 가격이 기회인지 닥쳐올 위험의 신호인지 구분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개 드는 부동산 폭락론

주식 코인 다 빠졌는데..."한국도 美 집값 하락세 뒤따를 것"[매부리TV]

"부동산 하락장 끝나도 V자 반등 없을 것" [매부리TV]

집값 3~4년간 30%까지 빠질 수도, 투자 조급증 버려라


    대기업 증권사 임원들과 실제 오랜 기간 동안 부동산 투자를 해온 몇몇 부동산 투자자들마저 서울의 아파트 값이 변곡점에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어떤 근거로 앞으로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 진단하는 것일까요?


폭락 기사의 근거

    위에 기사뿐만 아니라, 요즘 매일같이 볼 수 있는 부동산 폭락 전망 기사의 근거는 대부분 아래 4가지로 요약학 수 있었습니다.  

① 서울 지역, 한국 부동산원 통계가 하락으로 전환되었다. 부동산 폭락의 전조 신호이다.
② 국내 주식 시장, 비트코인 하락 중... 부동산만 홀로 상승 어렵다.
③ 국내 금리인상으로 인해 국내 아파트 매매가 변곡점 맞이할 것이다.
④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 2008년과 같은 모습으로 장기간 가격 침체 가능성 높다.  


과거 공부로 폭락론 검증하기

    이런 혼돈의 시기가 올 때면 저는 책 속의 멘토들로부터 지혜를 배우고 해안을 찾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 중 한 명인 레이달리오라는 그의 저서 "변화하는 세계 질서"를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능력은 변화를 발생시키는 인과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에 달려 있으며, 그 능력은 과거에 그것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연구해야만 알 수 있음을 깨달았다." 쉽게 말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뒤돌아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에 말에 따라 저 또한 과거를 뒤돌아보고 부동산 폭락의 가능성을 검증하여 미래를 예측해보고자 합니다.

① 서울 지역, 한국 부동산원 통계가 하락으로 전환되면 대세 하락기가 시작되었을까?
[서울] 한국 부동산원 아파트 매매지수 (2003. 12 ~ 2022. 06)

    기사에 나온 대로 한국 부동산원 아파트 매매지수 통계가 하락으로 전환되면 부동산 시장이 정말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까 궁금해서 직접 부동산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데이터를 다운받아 그래프를 그려 분석해봤습니다. 그 결과,  한국 부동산원 통계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서울의 아파트 시장이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 부동산원 아파트 매매지수가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이 4개월 이상 지속된 구간을 "하락 전환기"로 정의하고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를 살펴봤습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총 4차례의 "하락 전환기"가 있었습니다. 2008년도를 제외하고 2004년과 2018년의 하락 전환기는 내 집 마련의 기회라고 여겨질 만큼 이후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서울] 한국 부동산원 아파트 매매지수 하락 전환기 - 이후 아파트 시장 흐름  

  

② 국내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집값도 같이 빠졌을까?        
[서울] KB부동산 아파트 매매지수와 코스피 지수 상관관계 (2000.02 ~ 2022.06)

    주택통계에 있어 가장 신뢰성 있는 KB 부동산 매매지수와 코스피지수를 비교해보았습니다. 2000년 이후 코스피 지수가 25%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한 시기는 총 4차례(음영 구간) 있었습니다.     


    첫 번째 주식시장 하락기는 IMF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내 상황에서 IT 버블까지 붕괴한 2000년 초반입니다. 코스피 지수가 41.3% 하락했지만 집값은 흔들림 없이 꾸준히 올랐습니다. 두 번째 주식시장 하락기는 이라크 전쟁과 북핵문제로 힘들었던 2002년부터 2003년 초반까지 입니다. 코스피지수가 1년간 38%나 하락했지만 서울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3번째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유명한 국제금융위기가 발생한 2007년 하반기입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년 동안 46%나 하락했으나 집값은 2010년 말까지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이후 3년간 하락했습니다. 마지막 4번째 주식시장 하락기는 미중 무역 심화 중 코로나 19까지 발생한 2018년부터 20년 초까지였습니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약 28% 정도 하락했지만 서울 집값은 2018년 말부터 약 7개월간 단기 조정을 받은 뒤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4차례의 주식시장 하락기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3번이나 상승한 것을 보면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다고 집값은 하락하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어서 과거 비트코인 가격과 KB 아파트 매매지수(서울)의 겹쳐봄으로써, 두 자산의 가격 간의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서울] KB부동산 아파트 매매지수와 비트코인 상관관계 (2012.01 ~ 2022. 06)

     2012년 이후 비트코인은 3차례 큰 폭의 하락(음영 구간)이 있었습니다. 보시는 대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8년 정부의 대출규제, 금리인상이 겹쳐 차가워진 주택 구매심리로 단기간 조정을 거쳤을 뿐, 비트코인이 하락하던 모든 기간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다고 집값이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겠네요.


③ 금리가 인상되면 집값이 흔들렸을까?
[서울] KB부동산 아파트 매매지수와 기준금리 상관관계 (1999.05 ~ 2022. 07)

    과거 199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를 제외하고 총 3차례로 확인되었습니다. 그중 금리인상이 서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 경우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총 2.00% p 금리인상이 있었던 시기밖에 없었지요. 이 또한 집값 하락의 원인이 금리 인상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본격적인 서울 아파트 매매가 조정기 진입은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린 이후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전문가들과 우리의 상식과는 다르게 서울 아파트 값은 오히려 금리 인상기에 올랐다는 것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오른다고 집값은 내려가지 않는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겠네요.


④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2008년 하락장이 시작될 때와 같은 상황일까?
출처 : 자체 제작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아실, Internet Press 정보 수집)

   마지막 질문이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의 하락이 시작되었던 2008년과 현재의 모습이 얼마나 비슷한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것저것 살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08년과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경제상황(외부환경)은 같지만 부동산 내부의 수요-공급 현황은 다릅니다.


    사실 부동산 시장이 경제기사에서 소개된 대로 한두 가지 거시경제 요소(금리,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에 좌지우지된다면, 전국의 부동산 값은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동일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전국의 아파트 값은 시기별로 다르게 제각각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곤 했습니다. (예. 08년 서울 하락 ↔ 대구 상승 등) 이것만 보더라도, 국내 부동산 시장은 금리와 같은 외부환경보다 지역 별 수요-공급과 같은 내부 환경이 훨씬 더 그 상관관계가 깊다고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아직 2008년처럼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2,000세대 이상 미분양, 역전세 발생, 적정 수준 공급 지속)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3~4년간 집값이 30~40% 이상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정부가 앞으로 재건축, 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서울/경기 지역에 공급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확정된 공급물량이 없는 현 상황에서 향후 3년간은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에 경기침체가 완화된다면 2019년처럼 집값이 반등할 여지가 충분한 상황입니다. 



 정말 부동산 폭락장이 오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그럼 경제 기사를 읽는 것 말고 부동산 폭락장을 먼저 알아채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래 3가지만 살펴보면 90% 이상의 확률로 다가올 폭락장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첫째, 미분양을 주시해야 합니다. 서울의 경우 2008년과 같이 2~3천 세대 규모의 미분양이 발생하며 그 추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지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합니다. 다만 요즘 생기고있는 미분양 처럼 200세대미만의 아파트를 가장한 오피스텔이나 빌라같은 상품의 미분양이 생기는 것은 신경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말 위험한 신호는 양호한 입지에 500세대이상 최소 전용 59이상 평면으로 구성된 아파트 단지에 쌓이는 미분양입니다. 이런 양호한 입지와 상품에  미분양이 쌓이며 계속 늘어난다는 것은 집을 사고 자하는 심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집값이 대세하락으로 접어들 위험이 있다는 강력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정부의 공급정책 특히 분양가 상한제 합리화 제도가 실제 공급 확대로 연결되는지 봐야 합니다. 서울의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밖에 없습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모두 완화하고 있는 지금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도심에 공급이 쉽지 않은 이유는 러시아 사태에 따른 물가 상승의 여파가 큽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조합과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분양가가 충분히 원가상승을 커버하고 남을 만큼 높아질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분양가 운영제도 합리화 방안이 6월 21일에 나오긴 했지만 분양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비를 어떻게 상향시킬지 확신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은 조합과 건설사가 맘 놓고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분양가가 현실적으로 책정되어 나오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셔야 합니다. 높아진 분양가의 신축 아파트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앞서 말씀드린 미분양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지역의 아파트 값을 선도하는 대장 아파트의 실거래가와 전월세가 하락하는지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제 글에서도 한번 소개드렸듯이 대장 아파트는 주변 아파트의 매매가를 견인하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지역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실거래 추이를 지켜보아야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도 압구정 현대, 한남 더 힐,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성수 트리마제와 같은 대장 아파트들의 중대형 평수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신고가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지는지 지켜보시면 많은 공부가 될 것입니다. 전월세 시장도 중요합니다.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시장에서는 매매와 전월세가 동시에 하락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보이면 대세 하락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공포에 질려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때, 담담히 시장을 바라보고 과감히 기회를 잡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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