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삶에서 정리하고 싶은 것

정리하는 시간

by 양정회

지금 나에게는 내려놓고 비워야 할 것들이 많다. 불필요한 물건, 오래된 습관, 억지로 이어가는 관계, 마음 한편에 쌓인 감정까지. 정리하지 않으면 결국 나 자신을 지치게 한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는 요즘이다.

우선, 옷장 정리다. 2년 전 이사하면서 입지 않는 옷과 그릇, 작은 전자기기들을 과감히 비워냈다. 그때 꽤 많이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옷장에는 일 년, 이 년 동안 한 번도 안 입고 지나가는 것들이 있다. 예전 출근할 때 즐겨 입던 옷, 언젠가 입겠지 하며 모셔 두었던 옷들. 이상하게 애착이 가는 옷들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들을 내려놓아야 할 때다. 비워야 새로운 공간이, 여백이 생긴다.


둘째, 화분 정리다. 다용도실 한쪽에 빈 화분을 모아둔 큰 종이박스가 있다. 봄이 되면 꽃을 심고, 화분갈이를 마친 뒤 남는 것들은 정리할 생각이다. 언젠가 쓰겠지 하고 쌓아놓은 것들은 공간만 차지하고 마음까지 복잡하게 만든다는 걸 실감한다.


셋째, 관계 정리다. 예전 직장 동료 모임, 학교 동기 모임, 취미 모임까지 크고 작은 모임이 많다.

길게는 수십 년, 짧게는 1년 남짓 이어온 모임들. 어떤 모임은 편안하고 즐겁지만, 어떤 모임은 자기 하소연이나 정치 이야기로 끝나 마음이 지칠 때도 있다. 이제는 나를 소진시키는 관계라면 과감히 내려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남겨둘 것과 보내줄 것을 가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비움은 결국 더 나은 방향으로 나를 이끄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정리는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나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삶에서 비움은 잃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나를 위한 여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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