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이 특별해지는 이유

산책하기

by 양정회

평범한 날이 특별해진 이유

지난 며칠 동안 미세먼지로 멀리 보이는 산도, 건물도, 파란 하늘도 온통 잿빛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저 멀리 산과 건물들이 또렷이 보인다. 파란 하늘도 유난히 새파랗다.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차가운 공기가 미세먼지를 몰아냈다. 좀 춥긴 하지만 마음에 드는 날씨다.


남편은 요즘 아침을 간단히 먹자고 한다.

오늘 아침 메뉴는 찐 고구마와 계란후라이, 샐러드와 우유 한 잔, 그리고 견과류 조금.


남편 출근시키고 나면 나는 설거지, 빨래, 청소를 끝낸다. 문화센터 발레 수업 다녀오고,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장을 본다.


늦은 점심을 먹고 동네 산책을 나섰다.

패딩 점퍼에 기모 바지, 털모자와 장갑, 마스크까지 완전 무장이다.


평소보다 산책하는 사람이 적었다.

골목길 어귀 슈퍼 앞에서 풍겨오는 붕어빵과 군고구마 냄새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오늘 같은 날엔 붕어빵이지. 나도 모르게 자석에 이끌리듯 붕어빵을 사고 있다.

빨간 글씨로 '세 개 이천 원'이라고 적혀 있다.


"팥앙금으로 세 개 주세요."


하얀 종이 봉지를 받아 들자 따뜻함이 장갑 낀 손으로 전해진다.

지극히 평범한 하루다.


평범하고 다소 지루해 보이는 하루도 하나하나 쌓이면 소중해진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매일 다른 감정과 작은 사건들이 스며든다.

그렇게 지나간 하루들이 모여 어느새 특별해진다. 평범한 날이 쌓여 결국 인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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