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5남매

1. 자기소개

by hjc letter

1. 첫째 : 단비

단비를 처음 만난 건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다니던 학원에 선생님께서 키우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고 그중 한 마리를 데려온 것이었다. 사실 그때는 완전히 부모님 허락을 받지는 않았지만 부모님께 며칠 동안 편지도 쓰고 울기도 했다. 그래도 일단 데려가면 이 이쁜 아가를 분명 좋아하실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놀라웠던 건 단비도 마음이 편했는지 처음 만난 날 수업 시간 내내 내 무릎 위에서 웅크리며 잠을 잤다. 마치 처음부터 운명이었던 것처럼, 그렇게 가족이 되었고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하고 갑작스럽게 15살이 되던 해에 고양이별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늘 남겨있는 나의 가족이다. 종은 코숏, 이름은 가뭄 속에 내린 비처럼 내 인생에 다가와 단비라고 지었다.


2. 둘째 : 미요

미요를 처음 만난 건, 평상시에도 길냥이들을 많이 돌봐왔었다. 돌보던 길냥이를 집에 합사 하려고 했으나 단비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해서 할머니댁으로 보냈다. 거기서 자유롭게 크다가 새끼를 낳았고 나머지 새끼들을 다 분양이 되었으나 마지막까지 입양되지 않은 새끼고양이가 바로 미요가 되었다. 미요라는 이름은 울 때 미요 옹~ 미요옹 이렇게 울어서 미요가 되었고 종은 코숏이나 좋은 기운과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삼색 고양이다. 미요가 너무 새끼 고양이일 때 합사해서 그런지 단비를 친엄마처럼 따랐다. 단비가 고양이별로 갔을 때는 마치 본인도 따라가겠다는 듯이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져 1-2일 내로 고양이별로 가게 될 뻔한 상황을 겪었다. 정말 마음이 많이 무너졌지만 지금은 그래도 집사들 곁에서 잘 견뎌주고 이쁘게 살고 있다.


3. 셋째 : 마루

마루를 처음 만난 건, 다른 것은 아니었고 아빠 지인분께서 키우다가 도저히 키울 상황이 되지 않아 아빠께서 집으로 데려오셨다. 정말 어렸을 때는 새하얀 아이였었어서 그렇게 크겠구나 했는데 크면서 점점 몸이 누렇게 되었다. 신기한 탄생 비화다. 몸집은 거대하지만 유일하게 개냥이인 사랑둥이였다. 마루는 최근 몇 개월 전에 너무 갑작스럽게 고양이별로 가게 되었다. 10살.. 하루아침 사이에 몸이 안 좋아져 응급실에서 하루를 지켰지만 많이 힘들었는지 떠났다. 여전히 마루 이야기만 하면 사실 눈물이 난다. 가족들도 똑같겠지만 티를 안 내고 있다. 다만 본인만의 방법으로 마루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떠올리고 있다.


4. 넷째 : 설이

설이는 친척이 키우려고 펫 샾에서 산 아주 고귀하고 이쁜 먼치킨이었다. 친척분께서 상황이 갑자기 키울 수 없게 되어 고양이 집인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유일한 장묘, 그리고 새하얗고 파란 눈, 진짜 가끔 보면 인터넷에 나오는 고양이 사진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로 인형처럼 생겼다. 설이는 하얗게 내리는 설눈이란 뜻으로 설이가 되었다. 근데 펫 샾에서 다른 고양이들한테 괴롭힘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고양이들이 있으면 사람 곁에도 못 오고 무서워한다. 하지만 본인만 있을 때는 세상 개냥이가 되어 무릎 냥이, 배 냥이가 되어 버린다. 5살의 다리가 귀여운 먼치킨 고양이이다.


5. 막내 : 네오

네오는 어머님께서 동물병원에서 일하셨을 때, 데려오게 된 친구이다. 어느 비 오는 날, 차 아래에서 울고 있던 작은 새끼 고양이가 바로 네오가 되었다. 사실 집에 이미 여럿이 있기에 데려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병원에서도 돌보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보다 못해 엄마께서 마음이 많이 쓰이셨는지 집으로 데려오셨고 우리 가족이 되게 되었다. 이름은 검은 고양이, 네오를 따서 네오가 되었다. 종은 알 수 없지만 팔, 다리가 정말 길고 점박이다. 나이는 3살, 집에서 가장 활발하고 설이보다도 다리 길이가 5배는 되는 것 같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일반 종에 비해 팔, 다리가 긴 편이라고 하셨다. 어릴 때 기억 때문인지 밖에 나가는 것을 죽도록 무서워하고 특히 우리 집의 엄마가 네오의 원픽이다.. 정말 무슨 아기 키우듯 이 씻으실 때나 설거지 하실 때가 엄마가 다니는 모든 곳을 따라다닌다. 처음 올 때부터 구내염이 심했던 아이였는데 최근에는 이빨을 12개나 뽑았다. 본인 입장에서는 많이 무서웠을 텐데 기특하게 큰 수술을 이겨내 줘서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안쓰러웠다. 이전까지는 고양이들이 아파도 잘 못 챙겨줬던 것이 한이 되어 네오는 그나마 빨리 데려갈 수 있어 감사했다.


이렇게 5남매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짧은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지만 한 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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