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5남매

2. 잠

by hjc letter

단비가 말한다. "역시 잠은 제일 편한 곳이 최고지. 따뜻한 장판 위나 푹신한 이불 위, 무엇보다 집사들 옆이 최고야" 그러자 네오는 선반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아니, 잠은 가장 높은 곳이 최고지, 난 늘 집사들이 놀라는 냉장고 위나 옷장 맨 위가 좋아, 가끔은 바닥이나 침대도 좋지만." 단비와 네오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설이는 조용히 본인만의 공간으로 숨는다. '무엇보다 잠은 내 마음이 제일 편한 곳이 좋아, 침대 밑, 베란다에 있는 잡동사니 사이들, 가끔 날이 더워 선풍기 밑도 좋지만 다른 친구들만 없다면 나도 집사들 무릎이 좋아.' 설이가 생각한다. 본인 방에 누워있던 미요는 '뭐지..' 멍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그냥 날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맨날 방에만 갇혀있다가 요새 조금 바깥바람 쐬며 거실, 안방에 누워있지. 바닥, 선풍기 밑, 그리고 밤에는 집사옆, 그리고 내 방석이 내 최고의 잠자리 장소야. 밥소리가 나면 밥을 먹고 다시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 거의 하루를 보내. 집사들이 시간이 되면 뾰족한 주사기로 목 뒤를 콕콕할 때가 있지만 이제는 무덤덤해, 너네는 그 아픔이 뭔지 모를 거야' 미요가 말한다. 거실 바닥에 다리를 모두 뻗은 채로 누워있던 마루가 가만히 고개를 든다. 마루는 "난 그냥 다 좋은데, 남자 집사 옆이 내 최애 잠자리 장소고 소파 위 침대 위 푹신한 모든 곳은 다 좋아, 특히 나는 뒷다리를 뻗고 잘 때가 그렇게 편하더라" 이야기하며 다시 얼굴을 앞다리에 묻고 잠을 자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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